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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몸에 문 하나 내고 서 있는 저 나무는

참 험한 세상을 살았다

수액 뽑아낸 군데군데 칼집자국

그 중에서 제일 깊게 넓게 패인 상처가

문이 되었다 안과 밖의 경계

용서와 소통의 꼭지점

그러나 한번도 부끄럽지 않았던 상처

잘 아물지 않고 덧나기만 하던

분노와 절망 왜 없었을까

내어주는 삶이 그렇듯 바닥이 보일 때까지

그래서 문득 더 환해지는 것

이미 알고 있었는지 모른다

무엇을 더 내어 줄 것인가

끙, 문 닫고 들어가 골몰하는 듯

똑똑, 계십니까

안부 묻고 싶다

'문' 김복연

대체로 도시적 삶은 반인간적이고 불순합니다. 불목과 갈등과 배신과 증오로 얼룩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도시인의 삶은 무수한 상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시는 이런 도시인상을 '나무'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생활은 타인과 관계 맺기라 하겠습니다. '관계 맺기'는 곧 '상처 주고받기'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도 세속적 관계망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이것이 현실이고 생활입니다. 시인은 차라리 그 '상처'로 '문'을 만들었습니다. 그 '문'을 '용서와 소통의 꼭짓점'으로 하여 세상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문(상처)을 통해 '안부 묻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타자에 대한 관심(안부)을 가지는 한 도시적 삶에도 희망이 있는 것입니다. 구석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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