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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언 강물을

쇠망치로 숨구멍을 내듯

네 맘의 얼음덩이를 깨라

햇살이 대지를 데우기 전

잠든 물 속의 송사리 떼를 깨우라

파닥거리는 아가미로 물 속을 헤집으며

소금쟁이 수초에서 춤추기 전

너의 얇아진 구두끈을 졸라매고

무릎 들어 앞을 올려 차보라

성냥갑 속 불씨로 대지가 타 들어가면

소근대는 자연의 숨바꼭질,

하나, 둘, 셋 … 씨앗들이 고개를 내민다

빗장 건 가슴팍 속 쿠데타,

안에서 깨어져 흘러내리는 설움과 울음

고독의 얼음덩이가 파편으로 짓밟힌다

어제가 아닌 오늘 당장

네 맘을 깨라

'맘을 깨라' 김은수

봄이 오고 있다. 어두운 산빛이 나날이 변하고 있다. 대지에 깔려있던 침묵의 그늘이 서서히 걷히며 어디선가 자연의 속삭임이 들린다. 산골짝 눈빛이 녹아, 개울물로 흐르는 소리가 은근하게 귀를 간질인다. 마치 '소근대는 자연의 숨바꼭질'을 보여주는 듯하다. 봄이 오는 대지에 발 딛고 사는 우리들의 마음은 여전히 얼음덩이다. 그 얼음덩이 가슴으로 빗장을 걸고 고독의 성에 갇혀 설움과 울음을 홀로 삼킨다. 시인은 이 봄, '네 맘의 얼음덩이를 깨라'고 한다. 그것도 '어제가 아닌 오늘 당장/ 네 맘을 깨라'고 했다. 이 봄을 맞는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구석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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