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후보 "박근혜·이명박 올까 두렵다"

과연 죽은 공명(諸葛孔明)이 산 중달(司馬仲達)을 쫓아낼 수 있을까?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포항에서는 느닷없이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패주시켰다(死諸葛走生仲達)'는 중국 고사가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공명'은 지역에 살지는 않지만, 선거열기가 달아오르면 이름만으로도 위력을 떨칠 가능성이 큰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지역 출신 이명박 서울시장을 빗대 표현한 것이고, '중달'은 한나라당 후보와 맞붙어야 하는 무소속 또는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후보를 일컫는 것.

15일 안동을 시작으로 지역별 한나라당 공천자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는 가운데 비(非)한나라당 출마희망자들 사이에서 "정작 맞붙어야 하는 상대 후보보다 느닷없이 등장할 박 대표와 이 시장 등 중앙거물이 더 두렵다"는 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무소속 포항시의원 출마를 준비 중인 모씨는 "이 시장은 현직 공무원이어서 적극적인 선거운동은 하지 않겠지만 단순 고향방문 형식으로 그냥 슬쩍 지나가기만 해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 박 대표는 노골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텐데, 일개 시의원 후보가 무슨 수로 감당할까"라며 고심하는 흔적이 역력했다.

무소속이나 열린우리당 간판으로 포항시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박기환 전 포항시장은 "선거기간 중 박 대표나 이 시장이 적어도 한 번은 다녀갈 것으로 예상한다. 오겠다는 사람 막을 수야 없겠지만 시민들이 대선과 지방선거를 충분히 구분해 생각할 것"이라는 말로 이들의 방문이 미칠 영항력을 애써 평가절하했다. 그렇지만 이 시장에 대해서는 "괜히 지방선거에 잘못 발들였다가 내년 대선 망치는 악수는 두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경계의 빛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갈공명이 과연 모습을 드러낼지, 온다면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할지도 이번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