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60부터다. 맞는 말이다. 적어도 내 멋에 취해 살아가는 한 그렇다. 새롭게 디지털카메라에 푹 빠지기도 하고 탁구의 매력을 새삼 즐기기도 한다. 내가 좋아서 하는 운동이고 취미생활이다 보니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어 더 좋다. 에어로빅에 스킨스쿠버 등 활동적인 취미도 이제 더 이상 젊은이들만의 것이 아니다.
◆우린 '나이든 디카세대'
'디카, 번개, 닉네임, 댓글…' 얼른 20~30대 인터넷 동호회가 연상된다. 하지만 정작 50~60대 이상 어르신들의 디카동호회 이야기라면 놀란다.
"나이는 환갑이지만 우린 아날로그 필름세대가 아니라 디카세대입니다." 4년 전 7명에서 시작된 디카 동호회 'DICA 450(회장 김영구·www.dica450.com)'. 현재 회원이 1천여 명인 이 동호회는 50대가 주축이면서도 60대 이상도 100명이 넘는다.
이들은 나이를 무색게 할 정도로 사진찍는 데 푹 빠져있다. 매월 떠나는 정기출사(出寫) 뿐 아니라 매주 번개출사도 빠지지 않고 참여해 작품을 만들어낸다. 각자 찍은 사진작품은 닉네임으로 홈페이지에 올린다. 다른 회원들이 댓글 형식으로 간단한 평을 해주는 것도 빠트리지 않는다.
초대회장을 맡은 강충세(56·대구시 중구 봉산동) 씨는 "디카가 젊은 세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노년의 취미생활로도 적격"이라며 "마음대로 찍고 지울 수 있으며 필름값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달빛사랑' 한홍섭(60·대구시 중구 동인동) 씨는 "지난해 3월 경산 상대온천 뒷산에서 눈 속에 파묻힌 '노루귀' 사진을 찍었을 땐 짜릿했다."며 "하나의 작품이 완성했을 때의 느낌은 말년의 최고 기쁨"이라고 했다. '토담' 박덕수(59·경북 경산시 하양읍) 씨도 "필름사진을 20년정도 찍다 디카 동호회에 들어왔는데 매일 활력이 넘치고 이번 주는 어딜 갈까 가슴까지 두근거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실력도 수준급이다. 'DICA 450' 회원들은 한국사진작가협회 주최 전국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는 등 수많은 수상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동갑내기 탁구 삼총사
"몸이 찌뿌드하거나 좋지 않을 때 탁구를 치고 나면 다시 원기를 회복하고 평소 생활에도 큰 활력이 됩니다. 팔을 힘껏 휘둘러 탁구공을 때리고 받다 보면 10년은 젊어집니다."
주말이 없을 정도로 일주일에 6, 7일을 탁구장에서 보내는 어르신 3인방들 말씀이다. 육군 장교, 교장, 택시기사 등 전직 직업도 다양한 이 삼총사는 경북고 42회 동기생인 진실(65·대구시 달서구 월성동), 이상정(대구시 북구 동변동), 김융부(대구시 서구 내당동) 씨.
10년 이상 함께 탁구를 치다보니 자연 우정도 두터울 수밖에 없으며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되기도 한다. 실력도 수준급에 이르렀다. 삼총사 모두 건장한 자녀들과 겨뤄도 지지않을 정도다. 지난해 9월 달서구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탁구대회에선 우승을 차지했다. 여세를 몰아 오는 6월 부산에서 열리는 노인탁구대항전에도 참가한다.
진 씨는 "젊은 사람들과 겨뤄도 그들 못지 않은 실력을 발휘할 때가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김 씨는 탁구라켓을 자신의 손에 딱 맞도록 직접 수선할 정도의 실력자다. 16만 원을 들여 고급라켓을 산 그는 산신령 지팡이처럼 손잡이 부분을 깎아 가볍고 손에 딱 잡히도록 만들었다.
지난해 교장으로 정년 퇴임한 이 씨는 "학교에 있을 때도 탁구로 교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으며 조직 내 활력을 주는 원동력이 됐다."며 "건강이 허락한다면 70세가 넘어도 계속할 것"이라고 웃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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