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금 부자'만 내 집 마련 기회…악성 미분양 해소 쉽지 않을 듯

아파트 갭투자 대출 원천차단…외지 투자자 자본 유입 어려워
단기적 수요 줄고 상승세 주춤…대구경북 하락세 이어질 수도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6·27 조치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옥죄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빼앗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출범 23일 만에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 급등세를 우려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6억원 제한'이라는 카드를 꺼냈기 때문이다. 갭투자 등에 대한 대출도 차단하면서 수도권은 물론 미분양 사태를 겪고 있는 지방 부동산 시장 하락세가 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재명 정부 첫 부동산 금융 대책

29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7일 '수도권 가계 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첫 부동산 금융 대책이다. 이처럼 정부가 대출 규제 강화에 나선 건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세금으로 아파트 가격을 잡지 않겠다고 강조해 온 만큼 이를 배제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세금으로 집값을 잡겠다던 기조와는 그 결을 달리한다.

정부가 내놓은 방안을 살펴보면 ▷가계대출 총량관리목표 50% 감축 ▷수도권·규제지역 추가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금지 ▷생애최초 주담대 한도 6억원 제한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비율(LTV) 80%→70% 강화 및 6개월 내 전입의무 등 강화된 가계부채 관리방안 확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동산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수 있으나, 수요가 몰리는 상황에서 오히려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KB국민은행 KB부동산이 발표한 6월(16일 기준) 전국주택가격동향 자료에서도 전국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달 대비 0.1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1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0.93% 상승했다. 전월(0.50%) 대비 상승폭이 확대했다. 그동안 20억원 이상 고가 부동산은 대부분 매수자들이 5억~10억원 수준으로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한 만큼 이번 정부 정책으로 단기적으로 부동산 수요가 줄고 상승세가 주춤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적으로 하락세 보일 듯

다만, 현금이 있는 부자들만 고가 지역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결국 대출 한도 수준으로 매입할 수 있는 중저가 아파트 수요가 몰리다 보면 시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서민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짚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지방도 수도권 부동산 규제로 인해 분위기가 당장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6월 5대 광역시(-0.18%)에선 대구(-0.25%), 부산(-0.23%), 대전(-0.22%), 광주(-0.13%)가 전월 대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에 반해 6월 울산은 전월 대비 0.11% 올랐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 소장은 "악성 미분양에 시달리고 있는 지방 아파트 시장에 당장 수도권 등 외지 투자 자본이 유입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다만, 올해 대구 지역 전세가율이 전년 대비 소폭 반등하며 바닥권을 다지고 있는 만큼, 미분양 해소가 속도를 낸다면 외지 투자금 유입으로 시장이 개선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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