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년소녀가장에게 독도 그림 정수정씨

'퍼주는 화가'로 알려진 현봉(玄峰) 정수정(鄭洙正.53.대구시 남구) 씨가 이번엔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나섰다.

일본 시마네 현의 이른바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 제정과 일본 정부의 독도 인근 해역 무단 탐사 방침에 발끈한 정 화백이 소년소녀가장들에게 독도 그림을 선물키로 한 것. 정 화백은 18일 고향인 경북 상주의 각급 학교를 돌며 소년소녀가장 43명에게 3호 크기의 독도 수묵화를 전달했다.

그는 앞으로 한 달 간 도내 시.군과 대구지역을 돌며 소년소녀가장 650명에게 독도 그림을 전달할 예정이며, 전국의 소년소녀가장 1만 명에게 전달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정 화백이 이렇게 소년소녀가장들에게 독도 그림을 전달하게 된 것은 독도 문제와 관련된 일본 정부의 태도 때문이다.

그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일본 정부의 행동이 너무 심한 것 같아 그림으로 표현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소년소녀가장들은 주위에 독도 문제를 얘기해주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아 그림을 보면서 '우리땅 독도'를 재인식할 수 있도록 독도 그림을 전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어릴 적 꿈이 화가였던 정씨는 1978년부터 6년 간 대구시청 공무원으로 지내면서 취미 삼아 한국화 그리기를 계속했다.

노력을 기울인 결과 1981년 한국현대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았고 이듬해엔 한국미술대상전에서 대상을 받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984년 퇴직과 함께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선 그는 이 무렵부터 그림을 팔아 재난을 당한 주민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해왔다.

2002년부터는 한 달에 한두 차례씩 전국의 양로원이나 복지시설을 돌며 경로위안잔치를 벌이는 등 남을 돕는 일에 앞장서 '퍼주는 화가'란 별칭이 붙었다.

인터넷을 통해 그를 돕는 '현봉의 그림 속의 사랑노래'란 모임이 결성돼 있지만, 회원들의 회비 50만원으로는 위안잔치 비용을 대기 어려워 매달 필요한 300만원의 경비는 대부분 정 화백이 그림을 팔아 충당하고 있다.

이달 29일 문경양로원에서 위안잔치를 벌이기로 했다는 정 화백은 앞으로 1년6개월간 독도 그림 그리기와 전달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과 11월 두 차례 독도를 방문한 뒤부터 작품 제작에 들어가 2천여 점을 이미 제작해 놓은 상태지만, 표구 등 제작비용이 만만찮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 화백은 "팔에 힘이 없어 큰 그림은 못 그리지만 그림을 보며 독도를 생각할 청소년들을 생각하면 힘이 솟는다"며 "소년소녀가장들이 나중에 훌륭한 사람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나위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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