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호국의 별이 되길"…F-15K 사망 조종사 영결식

"영원히 빛나는 호국의 별이 되길…."

지난 7일 동해상에서 야간 비행훈련 도중 추락한 F-15K 전투기의 조종사 고 김성대(36·공사 41기) 중령과 이재욱(32·공사 44기) 소령의 영결식이 9일 오후 공군 제11전투비행단 웅비관에서 열렸다. 이날 영결식에는 김성일 공군참모총장을 비롯, 군 관계자와 유가족, 동료 조종사, 장병 등 7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가는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불꽃처럼 살다간 짧은 생을 기리는 이날 자리는 눈물과 탄식으로 가득했다.

부대에서는 인정받는 유능한 파일럿으로, 가정에서는 소중한 아들이자 가장이었던 고인들의 영결식장은 온통 울음 바다였다. 영결식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유족들은 사고 소식이 믿어지지 않는 듯 채 말을 잇지 못했다.

2004년 5월부터 지난 해 9월까지 미국에서 비행교육까지 마쳤던 김 중령은 생도시절 럭비대표를 맡고 전체 2등으로 졸업할 정도 우수한 성적을 보였고, 간호장교 출신인 부인 박모 씨와의 사이에 10살 아들과 5살 딸을 둔 모범 가장. 애써 눈물을 감추던 김 중령의 부인은 결국 오열하며 뜨거운 울음을 토해 냈다.

조종간 잡는 것을 천직으로 알고 F-15K에 대한 애정이 남 달랐던 이 소령은 부인 임모 씨와 사이에 4살 난 아들과 3살 난 딸을 둔 모범 군인. 부인 임 씨는 아직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듯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아직 아빠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한 이 소령의 네살 바기 아들은 엄마 옷자락에 매달려 영문도 모른 채 칭얼거렸다.

뛰어난 조종 능력만큼이나 따뜻했던 두 젊은 조종사의 죽음앞에 동료들도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동료들은 최고의 전투조종사가 꿈을 동해바다에 흩뿌린 채 산화한 고 김 중령의 미소를 기억하며 눈물만 흘렸다. 고 이 소령 동료들은 "고인이 지리산 등반을 가서 다리 다친 사람을 업고 내려올 정도로 어려운 사람을 돕는데 앞장섰다."며 고인의 열정과 인간미를 그리워했다.

제11전투비행단장 이상길 준장은 "고인들은 하늘이 좋아서 하늘에 살다가 이제 우리 조국을 지키는 영원한 호국의 별이 됐다."며 "하늘에 대한 당신의 사랑과 열정은 우리들 마음 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고 애도했다.

고 김 중령과 이 소령의 동기생들도 "그처럼 좋아하던 푸른 창공에서 영원한 호국의 별이 되셨으니 그 조국의 하늘을 지키기 위해 내일도 또 다시 조종간을 잡게 되는 우리 젊은 보라매들의 앞길을 인도하고 또 밝혀주시길 바란다."며 추모했다.

이날 영결식에 참석못한 장병 3천여 명은 운구 행렬이 이어지는 부대 정문까지 3km에 도열, 불꽃처럼 살다가 짧은 생을 마감한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공군은 두 조종사에게 한 계급씩 추서했다. 유해는 이날 오후 6시 대전 국립 현충원에서 안장식 후 영면한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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