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 개막' 전국은 축구 열기 속으로

'4년을 기다려온 축제가 시작됐다'

9일 오후 11시23분, 지구촌 65억 인구의 축제인 2006 독일월드컵 개막식과 독일-코스타리카 개막전이 열리는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 온 국민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날 부산과 광주, 수원 등 전국 주요 도시의 호프집과 카페에서는 '대형 스크린 설치' 등의 입간판을 세워두고 손님을 끌었으며 붉은 티셔츠를 입은 축구 팬들은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호프집 등에서 개막 몇 시간 전부터 애타게 독일월드컵의 개막을 기다렸다.

부산대 앞 호프집에서 친구들과 개막전을 기다리며 맥주를 마시고 있던 김영민(23)씨는 "오늘은 월드컵 개막식과 독일-코스타리카 개막전 때문에 잠을 못 잘 것 같 다"면서 "4년 전의 열기가 되살아나는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는 해운대 신시가지에도 TV를 시청하느라 아파트마다 불이 환하게 켜져 '불야성'을 이뤘다.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집에서 음식을 배달시켜 먹으며 개막식을 지켜본 박상옥(44)씨는 "2002년 월드컵으로 가족이 모두 축구팬이 됐다"며 "이번 독일월드컵에서도 한국팀이 잘 해서 우리 가족과 국민을 즐겁게 해 줬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1만 가구가 밀집한 창원시 상남동 토월성원아파트, 대동아파트 단지에는 대부분의 가구들이 환하게 불을 밝힌 채 가족들과 함께 TV 앞에 모여 독일 월드컵 개막 광경을 지켜봤다.

또 창원 시내 대형 독일식 생맥주 집에는 평소보다 2배 가량 많은 국내외 손님들이 몰려 대형TV를 통해 생방송 되는 개막식을 지켜보며 세계인의 축제 개막을 기뻐하며 맥주를 들이켰다.

또 광주의 '젊음의 거리' 충장로에는 상가마다 '월드컵 4강 진출'을 기원하는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경쾌한 월드컵 응원가가 거리 곳곳에 흘러나와 흥을 돋구고 있다.

일찌감치 대형 TV를 준비한 술집들은 손님들에게 붉은색 티셔츠를 무료로 증정하거나 공짜 술을 제공하는 등 대목 잡기에 나섰다.

직장 동료들과 호프집을 찾은 회사원 김승배(37)씨는 "동료와 함께 응원을 하기 위해 붉은색 티셔츠를 공동구매했다"며 "모든 국민의 기를 받으면 16강은 물론 4강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역과 광천동 종합터미널 대합실에 설치된 TV 앞에도 승객들이 몰려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개막전을 지켜봤다.

수원 인계동 맥주집이 몰려 있는 나혜석 거리에는 퇴근 시간부터 일찌감치 삼삼오오 축구팬들이 모여 들어 사흘 뒤 있을 토고전의 승부를 점치는 등 축구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최모(35.회사원)씨는 "비록 우리 나라 경기는 아니지만 월드컵이 아니면 언제 이렇게 세계적 축구 스타가 한 데 모이는 경기를 관람하겠느냐"면서 "직장 동료와 술도 마시고 경기도 함께 보려고 나왔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H주점 사장 한모(40)씨는 "평소 금요일보다 매상이 30% 이상 오를 것 같다"면서 "오늘은 독일과 코스타리카 전이 끝날 때까지 영업을 계속하겠다"고 기뻐했다.

통닭집, 족발집 등 야식을 배달하는 업소도 밀려드는 주문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인천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김영제(42)씨는 "평소 금요일에 비해 주문이 2배 가량 늘었다"며 "처음에는 주문이 늘어난 이유를 몰랐는데 오늘 밤에 월드컵 개막식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고개가 끄덕여졌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전국 대형 찜질방에서는 대부분의 입장객이 TV 앞에 모여 앉아 월드컵 개막식 장면에 시선을 모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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