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인江 가서 승리의 노래를...

(월드컵의 창)

호주의 거스 히딩크 감독을 성원하는 한국 팬들이 일본에 0대 1로 이끌려가던 호주가 경기 종반 잇따라 3골을 터뜨려 통쾌한 역전승을 거두자 프랑크푸르트의 마인강가에서 대형 전광판을 통해 이를 지켜보던 한국 팬들이 일제히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다.

그 순간 한때 한국인들의 영웅이었고 아직도 한국인들의 마음 속에 남아있는 히딩크 감독은 강렬한 어퍼컷 세리머니를 연출했고 일본 팬들은 머리를 감싸쥐며 비탄에 잠겼다. 한국인들은 한국의 숙적인 일본을 히딩크 감독이 꺾어주길 바랬고 그들의 바램대로 호주의 멋진 승리가 펼쳐졌다.

독일월드컵이 개최되는 도시에는 2002년 한국의 거리 응원을 본따 팬들이 거리 응원을 펼칠 수 있는 '팬 페스트' 광장이 마련됐고 프랑크푸르트 마인강변은 그 중에서도 아주 아름다운 응원 광장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의 유명 관광 명소인 뢰머광장에서 멀지 않은 마인강에 떠있는 배 위에 대형 전광판이 설치됐고 강변 양안의 팬들이 이 대형 전광판을 보면서 응원을 펼치는 것이다.

12일과 13일 일본에 승리한 호주인들과 한국인들이 마인강가에서 환호성을 질렀고 이어 미국과 가나에 승리한 체코와 이탈리아인들도 국기를 흔들고 춤을 추면서 승리의 감격을 마음껏 누렸다. 일본인들은 힘없이 마인강가를 떠났다. 한국에서 온 붉은 악마들은 외국인들과 함께 '오 ~필승 코리아'를 불렀고 13일 토고와의 경기에서 한국이 승리하기를 빌어줬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도 있는 법. 2002년 한·일월드컵 첫 경기에서 한국에 0대 2로 패했던 폴란드는 이번에도 에콰도르에 0대 2로 패해 눈물을 흘렸고 돌풍이 예상되던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도 각각 강호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에 패해 고개를 숙였다.

독일에 온 붉은 악마들은 프랑크푸르트 발트 슈타디온에서 한국과 토고의 경기가 끝나는 순간 마인강가에서 승리의 함성을 울리기를 기대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독일)에서 김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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