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베낭메고 월드컵 속으로)외국인도 '꼬레아' 외치며 축하

1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역에 도착했다. 이렇게 많은 한국 사람들을 타국에서 만나긴 처음이었다. 붉은 옷을 입은 한국인이 거리를 나아갈수록 점점 더 많아졌다. 왜 저렇게 부시시하지. 모두 역에서 노숙을 했단다. 월드컵 특수로 숙박시설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던데. 그래서 단체로 노숙하는 모임이 생겼단다.

마인강을 찾았다. 강 중간에 양면스크린이 있다. 안전점검이 끝나고 사람들이 모였다. 붉은 악마들도 모여들기 시작했다. 마치 심장에 피가 몰려드는 모습이다.

토고의 첫 골. 여기저기 귓속말같은 기도가 들여왔다. '한골만'. '제발 한골만'. 하늘을 찌르는 응원과 박수 속에서 사람들의 바람이 생생하게 귀에 박혔다. 한 초등학생의 발악같은 나팔소리에 정신이 번쩍 든 순간 이천수의 동점골.

외국 방송국 카메라가 하나된 우리의 목소리, 우리의 모습을 담아내려고 바빴다.생각보다 많은 외국 언론사의 후레시가 여기저기 터졌다. 인터뷰 중에 한국 응원객들은 모두 "독도는 우리땅!" "일본해가 아니라 동해입니다!"라고 한국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 모두가 애국자다. 이어서 터진 안정환 선수의 총알같은 중거리포. 붉음이 수놓은 흥분과 열광은 끝간데없이 이어졌다.

경기가 끝난 후 사람들은 누가 뭐랄 것 없이 쓰레기를 주웠다. 시내로 나오자 프랑크푸르트가 아닌 한국의 붉은 광장이 펼쳐졌다. "대한민국~!" "대한민국~!" 우리는 승리를 자축했다. 외국인들도 '꼬레아'를 외쳤다.

월드컵이 열리는 독일. 독일인의 광란에는 미칠 수 없지만 오늘 이곳 프랑크푸르트에 있던 모든 세계인들은 기억할 것이다. 붉은 꼬레아를.

김혜옥(배낭여행객)

※ 유럽을 배낭 여행중인 김혜옥 씨는 독일월드컵 기간 독일에서 본 월드컵과 만난 사람들의 애기를 매주 1, 2차례 전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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