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열광'…월드컵 응원 이모저모

○…길거리 응원이 벌어진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는 예정보다 40여 분 앞당긴 오후 7시 40분부터 교통통제가 이뤄졌다. 이는 지하철2호선 범어역을 통해 수천 명이 계속 쏟아져 나오면서 경찰 통제선을 밀고 나가버렸기 때문. 당초 경찰은 오후 8시 30분부터 교통 통제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인파가 통제 불능에 이를 정도로 갑자기 쏟아져 나오면서 사고 위험이 커진데다 차량 통행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어 예정보다 일찍 교통 통제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거리응원이 펼쳐진 대구 범어네거리에는 17명의 미아가 발생, 16명이 부모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갔다. 대부분 10세 미만의 유아였지만, 발달장애를 가진 17세 남성이 보호자를 잃어버려 경찰이 부모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한편 8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는데도 다행히 별다른 안전사고는 없었지만 한 10대 청소년이 뒤로 밀려 넘어지면서 머리에 상처를 입었고 또다른 10대가 폭죽에서 튄 불꽃이 눈에 들어가 응급치료를 받기도 했다.

○…거리응원이 펼쳐진 대구 범어네거리에는 조명 때문에 전광판이 보이지 않는다거나 음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속출. 범어 네거리에는 대형 전광판 3곳을 비롯, 대형 LED 모니터와 멀티큐브 등 2곳의 전광판이 추가로 설치됐지만 8만여 명이 관람하기엔 턱 없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스피커 성능이 미흡, 도무지 경기 해설을 들을 수 없었다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았다.

○… 이날 대구 범어네거리와 두류공원 등 대구의 거리응원 현장에서는 휴대전화 통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응원객들이 답답해 했다. 때문에 인파에 밀려 서로를 찾지 못한 가족들이 따로 응원하는 일도 잦았다.

박성화(33·여) 씨는 "인파에 밀리면서 남편과 떨어진 채 딸 아이와 함께 따로 응원하고 있다."고 때 아니게 이산가족(?) 신세를 겪었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순간적인 통화량 폭주로 인해 불통상태가 빚어졌다."고 해명했다.

○… 거리응원에서 '옥의 티'도 있었다.

13일 범어네거리에서는 경기도중 일부 10대 청소년들이 주변건물 2층 발코니로 무리하게 올라가다가 떨어져 크게 다칠 뻔 했다. 경기가 끝난 직후인 14일 오전 0시 5분쯤엔 지하철 범어역으로 갑자기 수천 명의 사람들이 진입을 시도하면서 작동이 멈춘 에스컬레이터에서 어린 아이와 주부 등 3명이 넘어지기도 했으나 다행히 큰 상처는 없었다.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는 경기 시작 5분 전쯤 갑자기 몰려든 인파가 공원 내로 진입을 시도하면서 여러 명이 발에 밟히거나 넘어져 다치기도 했다. 이 소동은 붉은악마 회원들이 질서유지를 설득하면서 20분만에 끝이 났다.

○…독도에서도 승리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근무조를 제외한 20여명이 붉은 티셔츠를 입고 내무반 TV 앞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친 독도경비대원들도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모두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대~한민국'을 외쳤다. 경비대원들은 평소 밤 10시가 취침시간이지만 이날은 예외로 근무조 외 대원들은 모두 월드컵 응원의 붉은 물결에 동참했다.

또 울릉도 관문인 도동항 부두공원에 마련된 울릉 응원전에 참여한 '독도는 우리땅'의 가수 정광태 씨는 "승리의 순간을 울릉주민과 함께 해 더욱 기쁘다."며 주민들과 얼싸안고 춤을 추기도.

○…금호강 둔치를 따라 마련된 영천의 거리응원전에는 경기 시작 3시간전인 오후 7시부터 7천여 명의 시민이 모여 한국팀의 승리와 16강진출을 기원하는 태권도시범공연과 벨리댄스 등 각종 응원전을 펼쳐졌다. 그러나 전반전에 선취점을 내주자 일부시민들은 "내가 경기를 보면 진다. 내가 없어야 우리팀이 이긴다."는 개인 징크스(?)를 들먹이며 집으로 돌아가기도. 결국 경기가 2대1의 역전승으로 마무리되자 영천시내 호프집과 소줏집에는 승리의 기쁨을 누리려는 시민들로 밤새 흥청거리기도.

○…경주에서는 시민운동장 2만5천여 명, 경주역 광장 2천여 명, 안강운동장 5천여 명 등 3만여 명의 시민들이 한국의 역전승을 지켜봤다. 경주시민화합 축제를 겸한 시민운동장 응원에는 태극전사들이 전반전에 부진을 보이자 2천여 명 이상이 자리를 비웠으나 역전승으로 경기가 끝나자 서로 얼싸안고 춤을 추며 기뻐하는 모습들.

시민들은 지난 2002 한·일월드컵 당시처럼 응원이 끝난 뒤 가지고 온 응원도구와 쓰레기들을 한 곳에 모으는 등 수준 높은 시민의식을 발휘하기도.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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