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이 일어나기를.."
23일 새벽 열리는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전인 브라질전을 앞둔 일본이 '기적'을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
일본은 현재 1무1패. 벼랑 끝에 몰린 가운데 세계최강 브라질을 2점차 이상으로 이겨야 16강 진출의 문을 두드릴 수 있게 된다. 뚜렷한 전력 열세로 자칫 대패마저 예상된다는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평. 하지만 일본 열도는 여전히 일말의 희망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22일 오전 간사이(關西) 국제공항. 동체에 일본 대표선수 23명의 모습을 그려넣은 전세기가 경기가 열리는 독일 도르트문트를 향해 날아올랐다.
나란히 대표팀의 푸른색 유니폼 상의를 차려입은 400여명의 응원단은 공항 출국장에 모여 "힘내라 일본!"을 연호하는 등 각오를 다진 뒤 '무박 2일' 강행군의 일정으로 전세기에 올라탔다.
도르트문트로 향하는 한 회사원(29)은 "나 자신 선수의 한명이 돼 응원에 사력을 다하겠다"며 어금니를 앙다물었다.
브라질 출신의 명장인 일본 대표팀 지쿠 감독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선발 명단을 밝혀달라는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 "(취임 이후) 지금까지 70여 경기에서 모두 사전에 명단을 밝혔다"며 "하지만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 경기 직전에 밝히겠다"며 결연한 각오를 드러냈다.
특히 그는 모국팀과 맞서게 된 것에 대해 "조국을 위해 싸워왔던 사람으로서 기분이 좋지는 않다"며 "그러나 우리는 서로 프로인 만큼 일본의 기술과 스피드를 살려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인들은 하루 종일 브라질전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웠다. 객관적인 실력 차는 어쩔 수 없지만 '선전'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일본 언론인은 "요즘 일본 사람들 사이에는 지쿠 감독이 브라질 대표팀에 '살살 다뤄달라'고 부탁을 했다는 조크마저 나돌고 있다"고도 했다.
또 이미 2승을 거둔 브라질이 벤치선수들을 가동할 경우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일본 열도에서 점점 고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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