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遼寧)성에 나와 있는 북한 김성원 단둥(丹東)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대표부 대표는 남한 정부가 정치적 목적 없이 진정으로 돕는다면 못 받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한 "수해를 입은 북측 지역에 지금 가장 시급히 필요한 것은 쌀"이라고 밝혔다.
이번 언급은 북한이 지난달 중순 수해가 발생한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공식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민경협은 작년 6월 남측 기업들의 대북교역 및 투자상담을 전담해온 민경련을 확대 개편한 내각기관으로 평양소재 본부와 삼천리총회사, 금강산국제관광총회사 등의 소속회사 및 단둥(丹東) 대표부로 구성·운영돼 왔다.
김성원 대표는 4일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고 특히 쌀이 가장 필요하다."며 "옷이야 며칠 더 입으면서 버틸 수 있지만 먹는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하면 굶주림을 겪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식량 이외에 의류와 수해 복구를 위한 중장비 등 각종 자재·장비의 지원도 필요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제일 먼저 해결되어야 할 것은 먹는 문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 대표는 남한 정부의 지원에 대해 "한민족으로서 동포의 아픔을 생각해 우러나오는 마음으로 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정치적인 목적이 없고 진정으로 돕겠다는 것이라면 못 받을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김 대표는 북한의 수해상황에 대해 "이번 비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지역은 황해북도이고 이어서 강원도-황해남도-평안남도 순"이라며 "공공건물과 민간인들의 주택이 불어난 물에 쓸려 내려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인명피해는 아직 집계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서 구체적인 숫자를 말하기 어렵다."며 "특히 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 지역은 비로 인해 많은 면적의 논과 밭이 완전히 물에 잠겨 일부 지역에서 벼농사는 완전히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북한을 방문해 평안남도 지역 등을 둘러보고 지난달 29일 서울로 돌아온 김진경 연변과기대 총장은 "수해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북한의 분위기는 마치 전시체제를 방불케 한다."며 특히 "황해남도 연백평야 농사는 다 망가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총장은 "현재로선 가을 추수도 문제지만 당장은 사람들이 사는 것이 큰 문제"라며 "산에 나무가 없어 많은 농가가 물에 씻겨 내려가 수재민들은 높은 곳에서 야영생활을 하고 있는데 먹을 것과 모포 등이 턱없이 부족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지역에는 설사병과 같은 질병이 만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각급 군부대에도 수해피해가 있어서 군인들이 민간 복구사업 지원에 나서기도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내부에서는 수재민을 도울 수 있는 여력이 없는 만큼 같은 민족으로 북측을 도움으로써 북쪽에 있는 형제들에게 감동을 주자"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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