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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박소유 作 '자줏빛 자(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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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줏빛 자(紫)

박소유

이 빛을 거치면 나는 불안하다

몸의 아픈 곳을 짚어내는 빛이며

깊게 스며들어 뼛속까지 아린 자주감자고

떨어진 자목련 잎이며

싸움 끝난 수탉의 벼슬이다

시퍼렇게 질리고 피멍든 생, 그 절반을

내 몫으로 넘겨받았으니

나는 누구에게 이 상처를 떠넘길까

둘러보지만

세상은 온통 자줏빛 꽃

차고 넘친다

이 빛을 거치면 모든 것은 이해하겠다고

누구는 상처를 꽃으로 읽지만

나는 꽃을 상처로 읽는 나이가 되었다

이 시(詩)의 제재는 '자줏빛'이다. 자줏빛은 ' 몸의 아픈 곳을 짚어내는 빛이며', '뼛속까지 아린 자주감자'이며, '떨어진 자목련 잎이며', '싸움 끝난 수탉의 벼슬' 빛이다. 이런 자줏빛을 통해 현실에서 받은 '상처'의 흔적을 읽는다. 인생살이는 따지고 보면 절반은 상처를 주고 절반은 받는 것이다. 누구든 '시퍼렇게 질리고 피멍든 생'을 살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상처'를 주고받는 다는 것은 '타자'와 소통이며 삶의 과정이다.

이 사실을 이해하는 나이가 되면 '상처를 꽃으로', '꽃을 상처로' 관조할 수 있다.

구석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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