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족·불치병 소재 복고 드라마들 시청률 '호조'

20대 청춘남녀 중심의 트랜디 드라마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중장년층을 겨냥한 복고 드라마들은 경험 많은 배우의 연기력을 앞세워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주간 시청률 1위를 차지한 KBS1 '별난여자 별난남자', KBS2 '장밋빛인생', SBS '하늘이시여' 등은 전통적인 드라마 소재(가족애, 불치병 등)에 충실한 복고 드라마들.

복고 열풍은 중년 여성들을 타깃으로 하는 연속극은 물론 젊은층을 겨냥한 미니시리즈에도 불고 있다. 유오성, 채시라가 주연을 맡아 방송 첫 주, 20%에 이르는 시청률로 산뜻한 출발을 보였던 KBS2 '투명인간 최장수'는 불치병에 걸린 가장의 이야기를 소재로 무난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또 지난달 31일 27.9%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된 SBS '돌아와요 순애씨'는 미니시리즈에 '아줌마' 바람을 일으켰다. 심혜진, 박진희 등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들의 호연이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두 여자의 영혼이 뒤바뀐다는 판타지적인 소재에도 불구하고 복고적인 캐릭터와 극 전개방식을 앞세워 안방극장 공략에 성공했다. 털털한 주부 행숙(김미숙 역)의 가족사가 중심을 이룬 SBS '나도야 간다'도 지난달 종영을 앞두고 시청률 20%를 넘어서는 호조를 보였다.

미니시리즈는 아니지만 1980년대 작품을 리메이크한 SBS '사랑과 야망' 또한 20%대 초반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중이며 MBC 대하 사극 '주몽'은 남자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들이며 40%에 달하는 시청률 고공행진을 펼쳐 복고 열풍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김희선, 이동건 등 톱스타를 내세운 SBS '스마일 어게인'을 비롯, 김재원 주연의 KBS2 '위대한 유산', 성유리, 공유가 호흡을 맞춘 MBC '어느 멋진날' 등의 트렌디 드라마들은 모두 10% 초반의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며 고배를 마셨다.

트렌디 드라마들이 고전하는 이유는 캐스팅 부담이 커지는 제작시스템과 소재의 빈곤에 있다. 젊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캐스팅한 일부 톱스타들이 회당 수천만원의 출연료는 물론 최근 수익비중이 커지고 있는 판권 및 부가판권의 지분까지 요구하며 제작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실정. 제작비 부담이 작품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자신들이 선호하는 이미지에 맞게 대본을 수정하거나 촬영 진행에 입김을 발휘하는 일부 톱스타들의 잘못된 관행도 드라마 제작이 삐걱거리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

한편 문정혁(에릭)이 주연을 맡은 SBS '무적의 낙하산 요원'을 시작으로 신동욱, 한지혜, 임정은 등 청춘스타들이 출연하는 KBS 미니시리즈 '구름계단', 독신 남녀들이 일과 사랑을 그린 SBS '독신천하' 등 트렌디 드라마들이 잇따라 방송될 예정이어서 트렌디 드라마 부활을 견인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