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개막한 제6회 광주비엔나레는 11월 11일까지 계속된다. 현대미술의 다양함을 느껴볼 수 있는 더없는 기회다.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전시장소를 비엔날레 전시관과 중외공원 일대로 집중시켜 관람 편의를 주고 있다. 전시관 입구 앞쪽 야외에 설치된 최정화(한국)의 '꽃의 마음'과 1전시실 입구에서 마주치는 황인기(한국)의 '오래된 바람-남도(古色黃風- 南道)'로부터 시작되는 관람이 자연스런 동선을 타고 진행된다.
5전시실 출구 앞 숀 스나이더(미국·독일)의 '개혁주의자 연대모델'을 지나 1층 로비에 설치된 고 백남준의 '고인돌' 작품과 김종구(한국)의 야외 설치작 '모바일 랜드스케이프', 옌스 하닝&수퍼플렉스의 '한국 플라밍고'까지 헛걸음 없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 전시관 앞에 마련된 빛카페 (테마파크)에서 벌어지는 퍼포먼스도 눈요깃거리로 충분하다.
전시실마다 배치돼 있는 도슨트들은 작품 설명을 통해 관람자들의 이해를 도운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전시실 내 곳곳에서 문의할 수 있도록 했다. 작품 구성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첫 장' 참가작들은 평면 회화부터 조각·설치 등을 응용한 다양한 구성으로 흥미로웠다.
문제는 '마지막 장'. 아시아·유럽·북남미의 55개국 도시들을 연결한 작업의 많은 부분이 영상으로 채워져 있었다. '영상 과다'라 할 정도. 전시관 입구 앞쪽으로 펼쳐진 중외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광주별곡'은 광주시민들이 직접 제작한 작품들로 이색적이다.
이번 광주비엔날레엔 32개국에서 127명의 작가가 89작품을 내놨다.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려면 하루 온종일도 모자란다. 이번 전시작품에서 눈여겨볼 만한 대표작품을 소개한다.
◆야외 1. 최정화(한국)- 꽃의 마음(Heart of the Flower)=20m의 바늘모양 기둥에 울긋불긋한 탐스런 꽃송이를 부착시키고 그 꽃들이 시간에 따라 움직이게 한 기묘한 형태의 대형 키네틱 조형물.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미지로 문명화된 현대인들이 일상의 권태와 공허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하는 일종의 판타지로 다가온다.
◆갤러리 1. (뒷번호는 부스)
▷1-05. 마이클 주(한국·미국)- 보디 옵푸스케터스(스페이스-베이비)=한국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삼국시대의 '반가사유상'을 이용한 비디오 설치작업. 불상 주변에 여러 대의 카메라를 설치, 불상의 각 부위를 조각난 파편처럼 보여준다. ▷1-07. 장 후안(중국·미국)- 평화(Peace)=일종의 퍼포먼스, 조각, 설치가 조합된 복합형식의 작업. 전통적 불교의식에 사용되는 종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 작가는 타종으로 울려 퍼지는 아름답고도 힘찬 소리를 통해 평화에 대한 외침을 대변한다.
◆갤러리 2.
▷2-01. 곽선경(한국·미국)- 언타잉 스페이스(Untying Space)=제2전시실 입구에 터널처럼 마주하는 유선형의 두 벽을 장식하는 테이프 드로잉 작품. 선묘의 정신성과 행위의 자발성으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2-13. 송동(중국)- 버릴 것 없는(Wate Not)=작가의 어머니가 30여 년간 모아온 다양한 물건들을 정리하고 분류해 놓은 설치작품. 급속하게 사라져 가는 중국사회의 전통 정서와 태도를 반추시킨다. 광주비엔날레 공동 대상작.
◆갤러리 3.
▷3-01. 준 구엔-하츠시바(베트남·미국)- 메모리얼 프로젝트 워터필드: 별들의 이야기)=야외공간에 높은 벽을 쌓아 폐쇄된 감옥을 만들고 그 안에 코카콜라와 펩시사에서 생산한 생수병 2만6천 개를 펼쳐놓고 벌이는 퍼포먼스 작업. ▷3-05. 토마스 바이얼레(독일)-SARS Formation=각각 S. A. R 형태의 구조 10개로 이루어져 일종의 수퍼박테리아를 형성, 카드보드로 제작된 이 가볍고 섬세한 구조는 서로 얽혀 공중에 설치된다. 중국 현대사회의 단면과 1960년대 혁명기의 이미지를 교차시키며 중국 근대화의 과정을 조명한다.
◆갤러리4.
▷4-09. 노메다&게디미나스 우르보나스(리투아니아)- 프로-테스트 랩 아카이브)=인터넷, 텔레비전, 비디오, 멀티미디어를 매체로 전 소련 연방국이며 사회주의 국가였던 리투아니아가 자본주의 사회로 변모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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