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8일 36명의 매머드급 부대변인을 임명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 같은 무더기 임명을 두고 당내 복잡한 세력다툼 결과물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날 임명된 부대변인들은 수석 부대변인 2명을 포함해 상근 12명과 비상근 24명. 숫자상으로는 이전보다 5명이나 늘었다. 열린우리당의 부대변인 인원에 비해 5배 이상 많은 것이다.
이 중 대구·경북이 고향인 부대변인은 2명. 박영규 수석 부대변인의 경우 대구가 고향으로 서울대 사회교육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경기 시흥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유임된 김성완 상근 부대변인은 주진우 전 의원 보좌관, 오세훈 서울시장 인수위 정책실장을 지냈다.
새로 임명된 부대변인 중에는 지난 3월 갑작스럽게 숨진 코미디언 고(故) 김형곤 씨의 동생인 김형진 한나라당 경기 고양시 일산갑구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과 자민련 부대변인을 지낸 장일 뉴라이트 전국연대 사무총장이 비상근으로 임명됐다.
부대변인직은 공로에 대한 보상이 마땅치 않은 야당 입장에서 가장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논공행상 수단으로, 총선이나 각종 선거에 출마하려는 야당의 '예비 정치인'들에겐 무시 못할 경력이 된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그러나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매머드급 부대변인단 임명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내 세력 간 나눠먹기식 당직 배분의 하나이고, 나아가 상대적으로 높은 당 지지율을 토대로 "내년 대선에서 이길 것"이라는 안이한 당내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비판론도 나오고 있다.
한 당직자는 "최고위원들이 자기 자식 한두 명씩 챙기느라 이렇게 됐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한 최고위원도 "당무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이를 받아줄 통로는 현재로서는 부대변인직밖에 없다."면서도 "선거에서 도와준 사람 자리 하나 봐준다는 성격이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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