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급형 '방카슈랑스' 건강보험 열풍 부나?

이번 달부터 금융사 점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시장이 다시 한 번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방카슈랑스 2단계 확대 시행 방안 중 하나로 '만기환급형 건강보험' 판매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8월 도입된 방카슈랑스 1단계에서는 저축성 상품과 연금보험, 변액보험 등이 판매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은행을 포함한 금융회사들이 방카슈랑스 영업으로 수입보험료 기준 7조 3천8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에서 생명보험 상품이 6조 2천35억 원, 손해보험 상품이 1조 1천49억 원을 각각 차지했다.

10월 중순 이후 본격 판매될 것으로 보이는 환급형 건강보험의 시장 규모는 연간 12조 원. 전체 보험시장의 14%에 달한다. 금감원은 환급형 건강보험의 판매 허용으로 은행 등 금융회사 보험대리점이 취급할 수 있는 보험상품 시장이 생보는 51.5%, 손보의 경우는 36.1%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방카슈랑스 보험판매로 은행들이 상당한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그만큼 더 높아졌다는 의미다.

특히 만기환급형 건강보험은 계약자가 낸 보험료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만기 때 돌려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지난해 4월 판매가 허용된 건강보험이 환급금이 없는 순수 보장형이어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뜻밖의 방카슈랑스 '돌풍'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대구은행 "평생고객으로 모십니다."

대구은행은 이미 만기환급형 건강보험 상품으로 ▷신한생명 VIP종합보험 ▷금호생명 백프로보장보험 ▷AIG 스타건강보험 ▷동양생명 종합보장보험 ▷흥국생명 드림종합보험 ▷동부화재 건강보험 ▷삼성화재 장기보장성보험 ▷현대해상 닥터코리아메디컬 ▷메리츠 메디컬플러스를 선정하고, 금감위에 상품 인가를 신청했다. 흥국생명 드림종합보험이 90세까지 보장이 가능한 것을 비롯 대부분의 상품이 80세까지 보장 받을 수 있다.

방카슈랑스사업팀 이시우 차장은 "7년 이상 보험료를 오래 납입하고, 보장기간도 긴 상품을 주로 취급할 방침"이라면서 "납입 기간이 짧은 상품이 수익성은 높지만, 평생토록 보장 혜택을 누린다는 보험의 원래 취지에 비춰볼 때 장기납 보험이 고객에게 더 큰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저축성보험에 비해 만기환급형 건강보험의 판매 수수료가 높기 때문에 불필요한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거나 소액대출을 취급할 때 은행들이 '보험꺾기'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달 중순쯤 금감위에서 방카슈랑스 시장 혼탁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차별화로 승부한다."

방카슈랑스 시장 장악을 위해 시중은행들도 차별화 된 전략을 마련했다.

국민은행은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공적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하는 틈새를 메워줄 수 있는 연금보험과 건강보험에 관심이 높다. 따라서 'KB플래티넘연금보험' 등 내세우는 주요 방카슈랑스 상품 중 연금보험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우리은행은 고객을 개인고객과 기업고객으로, 또 개인고객을 자산관리형·고액자산축적형·일반자산축적형·최소보장형 등 4종으로 세분화시켜 차별화된 마케팅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판매방식도 PB(프라이빗뱅킹) 고객과 상담하는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관련 상품을 소개하는 컨설팅판매와 창구를 방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설명판매 2종으로 나눴다.

신한은행은 노후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방카슈랑스 전략을 맞추고 있다. 변액연금보험과 입출금이 자유로운 변액유니버셜보험 판매에도 주력해 고객의 노후설계가 은행 점포에서 원-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환급형 건강보험은 시장을 탐색한 뒤 올해 말쯤 본격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건강·질병 위주의 종합형 건강보험 판매에 주력할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또 방카슈랑스 계약 건수 증가에 따라 늘어나는 고객불만이나 민원 등을 처리하기 위해 사후관리 전담조직을 구성할 예정이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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