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막을 내린 제 10회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행사장에는 누구보다 축제 폐막을 아쉬워하는 파란 눈의 미국 여성이 있었다.
첫 회 행사 때부터 한 번도 빠짐없이 안동을 찾고 있는 시달(Cedar B. saej 35)씨.
그녀는 올해로 10번째 행사를 맞이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다.
외국어학원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던 지난 97년 주말마다 한국의 이 곳 저 곳을 유람하던 시달씨는 그해 가을 안동에서 탈춤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발길을 옮겼다가 흥겨운 춤사위에 흠뻑 취하고 말았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선지 그녀는 한국 탈춤 전문가가 되어 최근 모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한국전통문화의 보존-봉산탈춤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기에 이르렀다.
봉산 탈춤을 논문 주제로 삼은 이유는 "산대놀이와 달리 황해도 봉산 탈춤이 오랜 동안 세상 사람들의 기억에 남게 된 연유가 궁금해서"였다고.
그녀는 "비교적 전문가 중심의 산대놀이와 달리 봉산 탈춤은 주로 서민과 어울렸던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명쾌한 설명을 덧붙였다.
안동하회별신굿탈놀이는 어떠냐는 물음에 "뭐니 뭐니해도 대사가 적은데도 불구하고 탈 표정만 봐도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 수 있다는 점이 여느 탈춤에서는 볼 수 없는 하회별신굿 탈놀이만의 매력"이라며 막힘없이 말하는 모습은 영낙없는 한국 탈춤 전문가다.
지난 2000년 축제 때 중국 공연단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던 중 인연이 된 티베트계 청년과 열애 끝에 지난해 결혼한 시달씨는 올해도 시댁이 있는 중국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에서 만 하루가 넘게 기차를 탄 뒤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등 무려 나흘 동안의 긴 여행 끝에 안동을 찾는 열성을 보여 축제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녀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관련해 "축제 공간도 넓고 운영시스템도 세련돼 국제 페스티벌로서 손색이 없는 것 같다"면서 "10회째를 계기로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더욱 큰 발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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