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가 솔직한 답변으로 눈길을 끌었다. 31일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이하 '사랑이야기', 감독 변승욱·제작 오브젝트필름) 제작보고회 자리에서다.
'사랑이야기'는 동네 약국 약사 인구와 명품을 모방하는 '짝퉁' 디자이너 혜란의 두 번째 사랑을 그린 영화. 인구는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형을 보살펴야 해 첫사랑과도 헤어진 채 노총각이 됐고, 혜란은 아버지가 남겨놓은 5억 원의 빚 때문에 생활고에 찌든 여자다.
유시현의 사회로 토크쇼 형태로 진행된 이 자리에서 인구 역을 맡은 한석규는 '만약 연인에게 5억 원의 빚이 있다 해도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15년 전의 나였다면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단지 돈 때문이라면 사랑하는 여자와 헤어지지 않을 정도는 됐다"고 답했다.
'8월의 크리스마스' 이후 8년 만의 멜로 영화 출연에 대해서는 "나 스스로는 '음란서생'에도 멜로가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장르를 확실하게 구분 짓는 게 개인적으로 꺼려지며, 그래서 '8월의 크리스마스' 이후 내가 멜로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또한 멜로 영화라고는 하지만 '8월의 크리스마스' 역시 가족이 등장하는, 죽어가는 남자이야기였다. '사랑이야기' 역시 남녀간의 사랑 뿐 아니라 가족의 사랑 이야기도 담겨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여자, 정혜' 이후 '로망스' '가을로' 등 정통 멜로영화에 출연하고 있는 혜란 역의 김지수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속칭 '까칠한' 성격을 연기한다. 엄청난 빚에 허덕이며 사랑도 잊은 채 머리채를 잡고 악다구니를 쓰며 싸우기도 하고, 임신을 해 결혼하겠다는 동생에게 애를 지우라고 닦달하는 여자.
'드라마 '보고 또 보고'의 은주와 닮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생활력이 강하다는 면에서는 비슷하지만 은주는 여우같은 여자이기도 한데 혜란이는 그런 부분이 없어 친근감이 더 생기는 지 모르겠다"며 "감정에 솔직하고, 은주보다 털털한 여자"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멜로 연기를 할 때 개인적으로 청순가련형 보다는 혜란이처럼 입체적인 인물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어 연기할 때 더 재미있다"고 덧붙였다.
'오아시스' 조감독 출신으로 '사랑이야기'를 통해 장편 데뷔하는 변승욱 감독은 두 배우에 대해 "멜로 영화는 디테일한 감정을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가 문제이며, 이 영화는 훨씬 더 디테일한 감정 표현이 요구되는데 두 배우와는 그 신이 표현해야 하는 컨셉트만 충분히 이야기했을 뿐 내가 원했던 것 이상으로 감정 표현을 섬세하게 해줬다"고 평했다.
한편 한석규와 김지수는 서로 상대 배우에 대해 깊은 신뢰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석규는 "2004년 부산영화제에 '주홍글씨'로 갔었는데 그 때 '여자, 정혜'를 보고 직감적으로 빠른 시간내 곧 같이 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나 역시 TV 드라마를 하고 난 후 영화를 하게됐는데 지수씨를 보며 영화도 잘 해낼 배우라는 생각을 했다. 나이가 들어가며 더 잘할 수 있는 배우"라고 평했다.
또 김지수는 "너무 같이 해보고 싶은 배우였다"고 한석규에 대한 배우로서 감정을 밝히며 "시나리오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한석규 선배가 한다는 말을 듣고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도 말했다.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은 11월30일 개봉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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