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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당대신 썩은 열매" 어르신들 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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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중순부터 대한노인회의 '은행나무 열매 따기' 사업에 참여했던 A씨(65·여)는 아직까지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은행열매를 따다 피부염이 생겨 병원 신세까지 지며 하루 6시간씩 18일간 꼬박 일을 했다. 약속대로라면 30만 원 정도는 받아야 했지만 손에 쥔 것은 고작 3만 원과 수당 대신 받은 '썩은 은행 열매'가 전부다. A씨는 "피땀 흘려 일한 대가가 고작 이것이냐."며 "노동착취에 다름 아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가 참여한 작업은 대한노인회의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이었다. (사)대한노인회 대구지회는 지난 9월 대구 8개 구·군의 협조를 얻어 은행나무 열매 따기 사업을 실시해 300여 명의 지역 어르신들을 참여시켰다. 그러나 작업을 마쳤지만 설익거나 썩은 열매 때문에 반품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이들 불량 열매를 수당 대신 지급받으면서 마찰이 발생했다.

대구지회는 "반품이 너무 많아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한 반면 참여 어르신들은 "책임 회피"라며 맞서고 있다. 이같은 일은 달성군을 제외한 7개 구청에서 똑같이 벌어지고 있다. 대구지회는 지난 9월 중순부터 어르신들이 수확한 은행 열매로 1kg 한 봉지 당 6천 원짜리 제품으로 만들어 고속도로 휴게소, 농협, 구청 등지에서 판매했지만 불량품이 너무 많아 대부분 반품됐고 지금도 반품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

대구지회 관계자는 "가로수 은행나무 열매는 익는데로 주변 주민들이 다 따 가버리기 때문에 사업을 일찍 시작했는데 참가자들이 높은 수당을 받기 위해 설익은 열매까지 마구 따왔다."며 "이 때문에 목표했던 수익금이 나오지 않아 발생한 수익금만 정확하게 분배하고 모자란 부분은 반품된 은행 열매로 대체했다."고 해명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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