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겸해 환경도 지킬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영천 마현산 공원에는 오전 4시30분이면 어김없이 양길홍(52·천마고속 영천영업소장) 씨를 만날 수 있다.
영하의 날씨를 보인 5일 새벽. 갑자기 떨어진 기온 탓에 인적은 드물지만 쓰레기 담을 부댓자루를 들고 등산로 곳곳을 누비는 그의 모습은 한결같다. 그는 26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환경미화원은 아니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년째 쓰레기 줍는 일이 하루의 첫 일과인 셈이다.
출근에 앞서 오전 7시30분까지 공원주변 쓰레기와 빈병, 깨진 유리조각, 담배꽁초 등을 부지런히 주워 모은다. 때론 사비를 들여 등산로에 모래와 자갈을 깔아 시민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계기는 없어요. 우연하게 시작한 일이 벌써 30년이 다 돼 가네요."
여름에는 산책로 주변 풀숲을 정리하고 어지러이 흩어진 잡목을 제거해 깨끗한 산책로를 만드는 것도 그의 일. 어려움도 있었다.
지난여름 휴가를 이용해 마현산 일대 우거진 잡초와 잡목을 제거하던 중 벌집을 건드리는 바람에 병원 신세를 져야 했고, 뱀과 멧돼지 등 산짐승을 만나 당황하는 경우는 다반사가 됐다.
그는 '마현산 환경지킴이'로 통한다. 시민들이 그렇게 부른다. 그가 나타나면 쓰레기 줍는 일에 동참하는 시민들도 크게 늘었다.
"환경보호는 거창한 일이 아닙니다. 내가 먹고 마신 것은 반드시 되가져오고 우리땅에서 자라나는 생명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만 있으면 됩니다." 이날 한참 쓰레기를 줍던 양씨는 "출근시간이 늦었다."며 바쁜 걸음을 재촉했다.
영천·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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