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구한 만큼 길은 넓어진다"…정시모집 전략

자신의 유·불리 전형요소 철저한 점검을

수능 성적이 발표됐다. 수험생에 따라 함박웃음을 짓기도, 낙심하기도 하지만 정시모집의 실제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 학생부와 수능 등 주요 전형요소가 결정됐다고 하지만 지금부터 전략을 어떻게 세우고 어떻게 지원하느냐에 따라 전형요소의 차이가 완전히 뒤바뀔 수도 있다.

수능시험을 치른 뒤 지금까지는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지원 가능 대학의 범위를 알아보는 정도에 그쳤지만 이제는 실전이다. 자신의 전형요소를 명확하게 분석한 뒤 희망 대학의 범위를 좁히고 전형을 준비해야 하는 마지막 승부가 남아 있다.

▶ 자신의 전형요소를 분석하라

정시모집 지원 전략의 첫 번째 단계는 자신의 전형요소 가운데 강점이 무엇이고 약점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것이다. 수능 성적과 내신 성적, 논술·면접 실력 등이 대상이다.

전형요소 가운데 정시모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능 성적이다. 일단 자신의 영역별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어느 정도인지, 자신의 평균 성적에 비해 나은 영역과 못한 영역은 무엇인지, 가중치에 영향을 받는 수리와 과학탐구 성적은 어느 쪽이 유리할지, 탐구영역 점수는 몇 과목이 상대적으로 좋은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

전체 수험생 혹은 자신과 비슷한 점수대 수험생들과 비교해 자신의 위치를 견주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먼저 영역별 점수 분포, 수험생 평균 성적 등에 비춰 내 성적은 어느 영역에서 우위에 있고 불리할지를 가늠해봐야 한다. 난이도와 응시생 숫자가 각기 다른 탐구영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어느 위치에 있고, 어떻게 조합할 때 가장 유리할지도 판단해야 한다.

내신 성적은 대학의 실질 반영 비율이 낮다고 해도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같은 학과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의 수능 표준점수는 그다지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합격선 부근에서는 1, 2점 간격으로 몰려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내신 성적은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가 된다.

논술고사나 면접·구술고사는 실시하는 대학이 많지 않고 반영 비율도 적지만 전형의 마지막 단계에서 당락에 미치는 영향은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수능 성적이나 내신의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대학별 고사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지금까지 논술과 면접·구술고사 준비를 어느 정도 해 왔는지, 실제 자신의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점검한 뒤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 대학별 전형 방법을 연구하라

정시모집의 전형 방법은 모든 대학이 각기 다르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복잡·다양하다. 수험생 입장에서 보면 단순한 검토가 아니라 연구하는 수준으로 달려들어야 자신의 유·불리를 파악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 짚어봐야 할 내용만 해도 한둘이 아니다. 대학별로 수능 성적은 영역별로 표준점수와 백분위 가운데 어느 쪽을 반영하는지, 반영 영역은 몇 개인지, 탐구 영역 반영 과목 수는 몇 개인지, 영역별 반영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대학 자체의 환산 방법은 어떤지, 가산점이나 지정 과목이 있는지 등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이렇게 따져 자신이 지원할 대학의 범위를 어느 정도 결정한 뒤 자신의 전형요소와 실제 전형에 따라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는 대학을 결정해야 한다. 골치 아프고 피곤한 일이지만 이 단계에서 얼마나 충실히 연구하느냐에 따라 수능 점수 몇 점, 내신 성적 한두 등급 차이 정도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아는 만큼 길이 넓어진다'는 입시계의 속설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 다양한 변수를 감안하라

정시모집에 지원하는 수험생 가운데 마음 편하게 희망 학과를 선택할 수 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치밀하게 전략을 세우고 다양한 요소들을 분석하는 일도 결국은 합격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지원을 하게 되면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지원했는데 경쟁률이 턱없이 높아져 불합격의 고배를 마시기도 하고, 다소 무리하게 지원했다가 추가 합격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한다. 해마다 경쟁률이 널뛰기를 하는 학과가 있는가 하면 몇 년째 높은 경쟁률 혹은 미달 상황을 기록하는 학과도 있다.

이런 상황들을 예견하기는 대단히 어렵지만 도움이 되는 정보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찾아볼 필요가 있다. 진학지도에 경험이 많은 선생님이나 고교 선배 등에게 학과별 지원 경향을 들어보는 것은 필수적이다. 입시 전문가를 찾아 상담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몇 년 동안의 입시 결과를 검토해 보면 기대하지 못했던 내용을 알 수도 있다. 모집군에 따라서는 후보 3, 4번이라도 떨어지는 곳이 있고, 후보 300번도 합격하는 곳이 있다. 같은 학과라도 분할모집을 하게 되면 경쟁률이나 합격선이 각각 다르다. 대학에 따라 유난히 강세를 보이는 학과가 있고, 생각보다 경쟁률이 낮은 학과도 있다.

또한 올해는 현행 입시제도로 치러지는 마지막 입시이므로 수험생들의 하향 지원 경향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위권 모집단위에서 오히려 경쟁률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눈치작전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원서 접수 마감일까지 이런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하고 마지막 경쟁률을 체크해 합격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더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

자신의 전형요소와 대학의 다양한 전형 방법, 변수 등을 감안해 지망할 대학을 결정했다면 대학별 전형이 끝날 때까지 한시도 포기하지 않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논술이나 면접·구술고사를 치러야 하는 대학에 지원할 수험생이라면 끝까지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중·하위권 수험생, 혹은 수능 점수가 기대만큼 못 나왔다고 낙담한 수험생 가운데는 입시 기관의 배치기준표에 맞춰 큰 고민 없이 지원 학과를 처음부터 좁히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그러나 현재 대학의 모집 정원이 수험생 수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미달 학과나 미충원 학과는 어디서든 생길 수 있다는 의미이므로 연구하고 노력하는 만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해마다 재수생이 수능에서 강세를 보이지만 재수를 한다고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중·하위권의 경우 오히려 전년도에 비해 수능 점수가 떨어질 확률이 크다. 게다가 내년에는 입시제도가 바뀌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어느 해보다 절실하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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