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오면
김용락
내 정수리에 정이 박히고
몸뚱이가 토막토막 잘려나가도
에헤라 나는 그날을 위해 노래 부르니
눈 하나만 남겨두면 나는 좋겠네
한평생을 걸어 넘던 저 황토고개 너머
나는 뜨거운 불씨 하나 가슴속에 간직한 채
이 나라 방방곡곡
가장 더러운 땅속을 찾아 묻혔다가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스스로 싹틔우면서
불같이 활활 타오르는 봄을 맞겠네
에헤라 탐스러운 감자꽃도 피워 올리고
안개 같은 보리꽃도 피워 올리면서
모두들 어우러져 한바탕 춤도 추겠네
내 정신은 순결하므로
내 기도는 영원했으므로
정신이 토막 나서 없어진다 해도
땅속 깊이깊이 묻힌다 해도
에헤라 그날이 오면 나는 되살아나겠네
불같이 타올라
아아 그 5월이 다시 오면
한라에서 백두까지 마구 지천으로 피어나는 감자꽃이겠네
민주의 넋이겠네
▶김용락 시인이 6월 항쟁의 와중에 쓴 시로 여기서 그날은 민주주의가 완성된 날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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