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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 관계, 원칙이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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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를 방문 중인 盧武鉉(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동포와의 간담회에서 "6자회담에서 북한이 달라는 대로 주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남는 장사"라고 한 말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성급한 발언이었다. 북한의 요구를 모두 들어줄 경우 예상되는 비용 14조 원을 대통령이 염두에 두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향후 북한뿐 아니라 6자회담 참가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우리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는 결과를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이다. '행동 대 행동'의 보상원칙과 균등분담 원칙을 깨버리고 독불장군처럼 나서다 발목잡히는 꼴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대통령의 발언 중 2차대전 이후 유럽 국가들의 재건 의지와 가치관을 현재 북한 지도부의 봉건적 사고방식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한 자체가 어이가 없다. 북한 정권은 한국전 終戰(종전) 50년이 넘어서도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 인민의 보다 나은 삶에 관심이 없는 정권에게 요구하는 대로 다 주고 오로지 잘 달래기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다양한 접근 방식과 전술'전략이 필요하고, 상대를 적절하게 다뤄가며 문제를 해결하는 노련미가 필요한 것이다.

무엇보다 노 대통령이 북핵과 대북관계 나아가 통일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며, 북한의 요구를 다 들어줘도 될 정도로 낙관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국민들은 도저히 알 길이 없다. 만약 그 낙관적 전망이 잘못된 판단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파생될 엄청난 결과를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그동안 남북 관계에 대해 낙관하고 많은 정책을 내놓았지만 엉뚱한 결과에다 정책에 混線(혼선)을 빚은 경우가 허다한 것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한번 한다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시종일관 국민들에게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내 식대로 하는 게 맞다'는 강요와 다르지 않다.

노 대통령은 또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은 역사의 질곡에서 해방되고 질곡을 뛰어넘기 위해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넓은 시각에서 역사를 해석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준비하자는 취지라면 맞는 말이다. 대통령의 말처럼 대한민국이 세계 문명의 중심에 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평화공존을 위한 바람직한 세계관의 정립과 그에 따른 판단과 행동이 더욱 중요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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