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노심(老心)'잡기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고령화사회에 이미 진입, 노인들이 향후 주고객이 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
더욱이 정부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정부가 지급보증을 서는 '종신형 역모기지론'을 시행할 경우, 이 대출상품을 이용하기 위한 노인들의 은행 발걸음이 크게 늘 것으로 보여 노심 잡기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질 전망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최대인 국민은행은 지난 6일 대구 신천변에서 노인 게이트볼 대회(사진)를 열었다. 대구에서 32개팀이 참가했으며, 8개팀이 입상, 전국대회에 진출했다. 국민은행은 13일까지 전국예선전을 벌인 뒤 입상팀들을 모아 오는 25일부터 이틀 동안 경기도 수원에서 결선을 벌일 예정.
이 행사는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실버스포츠마케팅 행사. 노인들을 위한 사회공헌 행사의 성격도 띠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노인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차원.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이번 대회에는 50세부터 85세까지의 연령층이 참여했는데 게이트볼을 즐기는 노인층들은 중상류 이상 계층이 많다."며 "이날 신천변에 게이트볼을 하러 온 노인들과 관객들만 해도 수백 명에 이르는데 이들이 국민은행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았으며, 장기적으로 고객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국민은행은 자사가 시판 중인 KB시니어웰빙정기예금 경우, 전국적으로 2만 5천617계좌가 개설됐으며 잔액은 2천814억 원에 이른다며 '실버금융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은행도 60세 이상 노인들을 위한 G세대 예금을 팔고 있는데 계좌수가 1만 7천446개에 이르고, 계좌잔액은 414억 원을 기록 중이다.
이 상품은 예금주 나이가 60세를 넘으면 0.1%, 65세 이상이면 0.2%, 70세 이상이면 0.3%의 우대금리를 지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급보증을 서는 종신형 역모기지론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도입된다.
현재 시행 중인 역모기지론은 10년 안팎(최장 15년)의 기간을 정해놓고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 뒤 만기가 도래하면 돈을 갚아야하는 등 고령자들의 불만이 있었지만, 새롭게 바뀌는 '종신형 역모기지론'은 65세 이상 노인들이 사망할 때까지 안정적으로 금융회사로부터 매월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
3억 원짜리 주택을 보유한 65세 노인은 85만 원, 6억 원짜리 주택보유자는 171만 원씩을 매달 지급받고, 같은 조건의 70세 노인은 각각 106만 원과 208만 원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학자금대출처럼 '종신형 역모기지론'도 대다수 은행권이 대출금융기관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창호 한국주택금융공사 대구지사 팀장은 "종신형 역모기지론은 정부가 보증을 서게 돼 부실부담이 없다."며 "이 제도가 시행되면 금융권이 노인들을 고객으로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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