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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디자이너 재발견)①옷, 색깔의 유혹…임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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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디자이너들에게 '감각있는 신진 디자이너' 추천을 부탁하면 어김없이 나오는 이름이 있다. 'I'm hong'이란 브랜드로 알려진 임 홍(42) 씨다. 그는 의상디자인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패션계에 이렇다 할 인맥도, 모임도 없지만 개성있는 디자이너로 자리잡았다.

임 씨는 '원단과 원사(原絲) 보는 일이 제일 즐겁다.'는 디자이너. 마음에 드는 원단을 만나면 무아지경에 빠지기도 한단다. 미니멀한 그의 옷이 쉽게 질리지 않는 이유는 디자인보다 원재료에 에너지를 쏟는 임 씨의 정성 때문이다.

사실 그의 의상 디자인 경력은 7년에 불과하다. 섬유디자인을 전공한 그가 대학강단에서 의상디자인으로 터를 바꾼 것은 우연한 계기에서 비롯됐다.

"학생들이 실습 후 버리고 간 염색 실들이 너무 아까웠어요. 그 실들을 주워다 옷을 해 입었죠. 뜻밖에 개성있고 예쁜 옷이 나왔어요. 옷 만드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싶었죠." 무모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잘 모르니까 오히려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잡지에는 모델들이나 입을 수 있는 옷뿐이잖아요. 그런 옷들을 일상으로 끌어내는 정도의 느낌? 멋지고 예쁜 옷을 일상에서 입을 수 있도록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그가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원단과 원사. 때문에 소재는 서울 대구 등 직접 발품을 팔아 발굴하거나 직접 만든다.

임 씨가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는 양모를 실로 뽑아내고 여러 색의 원사를 섞어 전혀 새로운 빛깔의 실을 탄생시키는 것. 일일이 손으로 실을 염색하고 조합하다 보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독특한 색상이 나온다. 이 실을 이용해 편물기로 직접 니트를 짜고 손으로 마무리한다.

뿐만 아니라 마음에 드는 면사로 바지도 짜고 면 거즈로 스커트도 만든다.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그의 옷은 희소성이 높다. 가끔씩 '세상에, 이렇게 많은 옷과 디자인이 있다니'라며 놀란다는 그는 기성품들의 다양한 디테일 보다 원단 자체의 디테일을 중시한다.

원단의 질감이나 색상의 미세한 차이에 주목하는 것. 유행보다 편안함과 심플함을 추구하는 그의 디자인은 디자이너를 고스란히 닮아 있다. "누구하고 비교되고 싶진 않아요. 나만의 색감대로 재미나게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로 남고 싶어요."

최세정기자

사진·이채근기자 minc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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