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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미의 영화속 정신의학] 가족의 탄생(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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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 영화 '가족의 탄생'

어느 재벌 회장의 보복폭행사건을 계기로 진정한 부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남에 대한 배려나 이해가 배제된 공격일변도의 혈연주의는 가부장적인 부계가족제도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는 전통적인 의미의 부모나 가족이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이해와 수용으로 맺어진 한 가족을 탄생시킨다. 부모 없이 남동생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누나, 남성우월주의에 젖어 무절제한 생활을 하는 남자, 아버지가 다른 동생을 키우며 사는 누나 등 지금까지 참이라고 믿었던 가족제도에 희생된 사람끼리 한울타리에서 살아간다. 이들은 지난겨울 유명했던 '목도리녀'같은 따뜻한 심성을 가진 다음 세대를 길러낸다. 가족복원에 대한 환상으로 방황하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포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대안가족을 이루어낸다.

가족은 다른 집단과는 다른 점이 있다. 작은 사회인 가정은 외부와의 경계가 분명하고 자기들만의 특정한 의사소통방식을 갖고 있어서 제3자가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자녀는 부모의 분신이기도 하고, 부부갈등의 희생물이 되기도 하고, 때론 못 이룬 꿈을 펼쳐줄 구원자가 되기도 한다. 서로 정서적으로 얽혀 있어서 부모와 자식 간의 기대와 실망의 파도타기는 극단으로 치달을 때도 있다.

가정파탄이나 가족병리의 배후에는 의사소통의 문제가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버지 때문에 내 인생 망쳤어.'하는 맏아들, '당신이 화를 돋우니까 내가 술을 마시지.'하는 술꾼 남편, '너만 없으면 우리 집에 아무 문제없다.'고 비난하는 어머니, 나의 불만을 남 탓으로 돌리는 미숙한 대화법에 젖어있다. 남의 눈의 티끌은 보면서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는 자기중심적인 태도가 서로를 멍들게 한다. 나의 감정을 상대에게 분명하게 표현하는 일인칭 화법으로의 전환이 가정을 지켜내는 버팀목이 될 것이다.

마음과마음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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