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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차량에 끌려가던 경찰관 끝내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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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 눈에 밟혀 어떻게 혼자 가…"

▲ 故 전종민 경위 사망사고가 발생한 현장(독자 박기덕 씨 제공, 인물사진은 사망한 전종민 경사)
▲ 故 전종민 경위 사망사고가 발생한 현장(독자 박기덕 씨 제공, 인물사진은 사망한 전종민 경사)

17일 오전 7시 30분. 지난 2월 북부경찰서 형사계에서 동부경찰서 한 지구대로 옮긴 전종민(40) 경사는 휴일 근무 채비를 했다. 오후 7시면 돌아올 터였지만 아이들의 방문을 빠끔히 열어 보았다. 아이들은 아직 잠을 자고 있었다. "은미(15·여·가명)야, 은주(10·여·가명)야, 아빠, 갔다 올게." 여느 때나 다름없는 인사말을 남기고 집을 나섰다.

올 여름방학에는 아이들과 경남 통영의 욕지도로 휴가를 갈 계획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유명한 욕지도 장어를 먹기로 했다. 지난달 경남 밀양의 한 계곡으로 나들이를 갔을 때 아이들이 즐거워하던 모습이 눈에 자꾸 밟혀서 아이들과 휴가 약속을 해버렸다. 그러나 전 경사는 그 약속을 영영 지키지 못하게 됐다.

이날 전 경사는 동료인 김모 순경과 함께 동구와 북구의 경계인 성화여고 삼거리에 배치됐다. 오후 3시 40분쯤 성화여고 삼거리에서 신호위반을 한 좌회전 차량을 단속한 게 사건의 발단이었다.

무면허에다 혈중알코올농도 0.059% 상태였던 운전자 김모(25·동구 지저동) 씨의 스펙트라 승용차는 전 경사 등의 정차명령을 무시하고 대구북중학교 쪽으로 달아났다. 순찰 오토바이로 추격에 나선 전 경사 등은 공항삼거리에서 신호에 걸린 차량을 두 대의 오토바이로 앞뒤를 가로막은 뒤 다시 검문했다. 그러나 이 차량은 후진을 하면서 오토바이를 넘어뜨리고 급출발, 앞쪽에 있던 전 경사를 보닛 위에 매달고 내달렸다. 400여m를 달렸으나 전 경사가 떨어지지 않자 불법 U-턴해 대구공항 방향으로 80m 정도 더 달리다 오른쪽 가로수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전 경사는 오른쪽 다리가 승용차와 가로수 사이에 끼여 파티마 병원으로 옮겼으나 오른쪽 하퇴부 절단에 따른 저혈량성 쇼크사로 오후 6시 10분쯤 결국 숨졌다.

동료경찰관은 "전셋집에서도 두 딸과 함께 참 행복하게 살았다."며 "가족들이 눈에 밟혀 혼자서는 발길도 떨어지지 않을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전 경사는 20일 오전 10시 대구시립화장장에서 화장돼 동부경찰서장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차량을 버리고 달아나던 김 씨를 추격해 붙잡았고, 김 씨와 함께 타고 있던 다른 김모(30·북구 복현동) 씨는 1시간여 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운전자 김 씨는 무면허로 책임보험에 가입해 있지도 않았으며 이날 오전 5시까지 대구 동구 신암동 평화시장 근처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무면허 상태로 운전을 하다 단속돼 처벌이 두려워 달아났다."는 김 씨의 말에 따라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중이다. 경찰은 운전자 김 씨에 대해 무면허 및 음주운전, 특수공무방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며 추가 조사가 끝나는 대로 살인 혐의 적용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전 경사에게는 경위로 1계급 추서되고 옥조근정훈장 및 경찰공로장이 수여된다.

서상현·김태진기자

(이 기사는 숨진 전 경사의 가족과 동료 경찰, 그리고 사건을 수사한 경찰의 도움으로 작성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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