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땅 절반 가까이는 외지사람 거야!"
대구와 맞닿아 있는 경북 청도군 각북면 오산1리. 김장수(51) 이장은 넓은 들을 가리키며 "10여 년 전부터 대구사람들이 몰려와 농지를 마구 사들였다."고 했다.
대구와 인접한 시·군의 농지(전·답, 과수원)가 외지인들에게 싹쓸이당한 지 오래다. 기획탐사팀이 1996년부터 현재까지 경산·영천시, 고령·청도·칠곡군 등 5개 시·군의 농지 5억 5천735만㎡의 매매 현황을 CAR(컴퓨터활용취재) 기법으로 분석해 보니 부재지주가 8만 9천559필지, 1억 353만㎡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농지의 18.6% 수준.
고령군의 경우 전체 농지의 22.5%를 외지인이 차지했고 경산시 21%, 영천시 18%, 청도군 17.9%, 칠곡군 14.9%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원주택 부지로 많이 쓰이는 1천㎡미만 농지와 1996년 이전에 매매된 농지는 제외된 것이어서 외지인의 농지 소유 비율이 실제로는 40% 안팎인 것으로 분석됐다.
외지인들이 농지를 가장 많이 구입한 때는 2005년으로 2천427만㎡였다. 또 2004년 1천86만㎡, 2006년은 1천705만㎡로 나타나 3년간 모두 5천218만여㎡(96년 이후 외지인의 농지매입 전체 면적의 50.4%)가 외지인 소유가 됐다.
한국농촌공사 칠곡지사 이영민 과장은 "칠곡군의 경우 농지를 사들인 외지인의 67%가 대구 거주자이고 29%가 경북 거주자, 4%는 타 시·도 거주자"라면서 "대구 인근 시·군도 비슷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상당수 주민들은 농토를 외지인들에게 판 뒤 그 땅을 임차하는 '신소작' 형태의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김태균 경북대 농업경제과 교수는 "지난 96년 농지소유 규제가 완화된 이후 지가 상승을 바라던 농민들이 대리경작 등을 통해 외지인들의 투기 붐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며 "이는 비싼 땅에서 농사를 짓게 되면서 생산원가가 높아짐에 따라 농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고 했다.
기획탐사팀=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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