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에 소중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대구에도 문화거리가 있습니다. 봉산문화거리는 서울의 인사동과 비교되는 대구의 대표적인 명물거리입니다. 전국적으로 서울을 제외하고 많은 화랑이 밀집해 있는 거리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주말에 번잡한 동성로를 잠시 벗어나 한적한 문화의 거리를 가족과 함께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봉산문화거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또다른 문화거리로 떠오르는 중구 대봉동도 있습니다.
◆봉산문화거리
반월당을 걷다보면 옛 대구학원 앞에 문화대장군과 예술여장군 두개의 장승이 있다. 이 장승을 시작으로 봉산오거리까지 문화의 거리가 이어진다. 전시회를 알리는 각종 플래카드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1980년대 중반부터 이곳에는 화랑과 미술관련 업체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현재 이곳에는 화랑 15곳을 비롯해 고서적, 골동품, 표구점, 필방 등이 모여 있어 대구 문화예술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봉산문화회관 옆에는 철제 구조가 살짝 드러나는 독특한 구조의 2층 목조건물인 천진필방이 보인다. 봉산문화회관에서는 각종 공연과 전시회, 문화교실이 열린다.
600m 정도의 길을 걷는 동안 다양한 화랑을 만날 수 있다. 서양화와 도예를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예송갤러리를 비롯해 조각을 주로 전시하는 소헌갤러리, 서양화를 전문으로 하는 동원화랑, 문화답사와 미술사강좌를 마련하고 있는 갤러리G 등을 잇따라 볼 수 있다.
화랑은 주로 중년층이 많이 찾는다면 청소년이 즐겨 찾는 곳도 있다. 알록달록한 색상이 인상적인 '중구 청소년 문화의 집'은 초중고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도자기 만들기, 판화제작 등 미술 감상 및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상래 봉산문화협회장은 "2011년 세계육상대회가 대구에서 열리면 외국인들에게 대구의 명물 거리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도로, 인도, 조형물 등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많은 시민들이 찾을 수 있도록 시와 구청에서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시 중구 대봉동
봉산문화거리를 둘러보고 시간이 남는다면 내친 김에 건들바위 네거리까지 걸어가보자. 봉산문화거리가 끝나는 봉산오거리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또다른 문화의 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대구시 중구 대봉동은 한가롭게 걷기 좋은 곳이다. 강변이 있고 강변도로를 따라 산책로도 있다. 조용하고 고불고불한 골목길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큰길에는 특색있는 상업건물이 즐비해 대조를 이룬다.
거리 곳곳에는 문화공간이 점점이 박혀있다. 책을 읽고 빌리고 싶다면 청운맨션 뒤편 대봉도서관을 찾으면 된다. 그림구경을 하고 싶으면 대백프라자 갤러리와 갤러리 신라, 리안 갤러리, 맥향화랑, 갤러리 분도 등을 차례로 둘러보면 된다. 공연이 보고 싶다면 소극장 예전을 찾으면 되고 작지만 수준있는 연주를 원한다면 떼아트르 분도가 있다. 발이 아프다면 잠시 쉬어가자.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까페가 휴식처를 제공해준다.
글·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화랑에 가면…눈과 마음이 즐겁다
봉산문화거리에 가장 많이 있는 것은 화랑이다. 화랑에 들어가는 것을 머뭇거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화랑은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다. 주저하지 말고 화랑 문을 열어보자. 예술작품들이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 줄 것이다.
▶관장과 큐레이터를 귀찮게 하라=화랑 관람은 무료이다. 작품을 구입하지 않는다고 부담을 주지 않는다. 도시 속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예술작품을 보면서 푸는 것도 의미있다. 화랑에는 관장과 큐레이터가 있다. 작품에 대해 이들에게 물어보자. 작가와 제목 등 간단한 것이라도 묻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자. 화랑은 보통 일요일은 쉬지만 전시회가 있을 경우에는 문을 연다.
▶그림 한 점 정도는 구입하자=그림을 구입하는 것도 예술공부다. 구입할 때도 관장과 큐레이터에게 자문해야 한다. 남이 권하거나 유행에 따라 구입하지 말아야 한다. 나중에 후회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주는 그림을 사야 한다. 바다 또는 산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도시 또는 농촌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색상과 구도를 선택하자. 미술품을 한 점 정도 구입해 집에 걸어둔다면 상상력을 키우고 재충전하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무리한 투자는 금물=그림은 싸다고 나쁘고 비싸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수입의 10% 이내에서 사야 한다. 연봉이 2천 400만 원인 경우 일년에 한 점을 사고 싶다면 200만 원 정도의 작품이 적당하다. 좋은 그림은 투자자치가 살아있다. 5년, 10년이 지나더라도 투자금을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모현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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