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분임조`에 팔걷어 부친 기업들

'품질분임조'에 팔걷어 부친 기업들

▲ 신화정밀의 '아우토반' 분임조는 기계 설비 불량률을 기존보다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연간 2천200만 원 정도의 생산비 절감 효과를 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환율 하락과 유가 급등 등 최근 대외 경영환경들이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무엇보다 생산비 절감이 기업 생존에 필수 요건. 바로 '품질분임조'가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기다. 현장 근로자들이 적극적으로 힘을 모아 불량률을 줄이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기업들에겐 절실한 것.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마다 다양한 인센티브를 걸고 지원에 힘을 쏟는 등 분임조 활동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분임조 효과 '톡톡'

성서공단 내 자동차부품업체 신화정밀(주)에는 7명으로 구성된 '아우토반'이란 분임조가 있다. 2004년 결성된 이들은 매주 한차례 모임을 통해 현장에서 느끼는 품질 개선을 도모해왔다. 최근 이들은 수많은 시행착오 후 유압밸브간극조정장치를 생산하는 기계 설비 트러블을 대대적으로 조정했다. 김상남 아우토반 팀장은 "조정장치는 엔진에 들어가 밸브 간극을 0(제로)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제품 치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0.76%였던 불량률이 0.24%로 뚝 떨어졌다. 이를 통해 연간 2천200만 원 정도의 생산비 절감이란 소득을 얻었다.

윤영걸 대표는 "획기적인 개선안으로 아우토반은 지난 4월 사내 발표대회에서 10개 분임조 중 최우수상을 수상했다."고 말했다. 지난 7월19일 대구시 품질분임조 대회에선 우수상도 거머줬다. 윤 대표는 "7명 조원들에게 보상금은 물론, 해외 연수 기회까지 제공했다."고 흐뭇해했다. 이 업체는 아우토반을 위시해 활발하게 분임조 활동을 펼쳐 전체적으로 연간 2억 원 정도를 아낀다고 했다.

또 다른 자동차부품 업체인 (주)세원정공도 품질분임조 활성화로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두고 있다. 최근 '전진'이란 정예 분임조가 용접 공정에서 부적합률을 기존보다 80% 이상 떨어트리는 데 성공, 연간 6천500만 원을 아낄 수 있게 됐다. 홍해인 과장은 "설비 개선과 라인 구성에 변화를 주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업체도 지난 7월 열린 대구시 품질분임조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홍 과장은 "지난해까지 몇 년 동안 분임조 활동이 정체됐었지만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하반기부터 다시 붐을 일으킬 계획"이라고 했다.

◆지역기업 분임조 지속 성장세

품질경영이 갈수록 강조되면서 지역에서도 품질경영혁신의 기본이 되는 품질 분임조 활동이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한국표준협회 대구경북지부에 등록된 지역기업들의 분임조 활동을 보면 2004년 231개 업체이던 것이 2005년 257개 업체, 2006년 274개 업체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 분임조 수도 2004년 918개, 2005년 1천4개, 2006년 1천145개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지역 기업들도 품질 분임조 활동을 통해 짭짤한 생산비 절감을 하고 있다. 큰 기업의 경우 많게는 수십 억 원의 절감 효과도 보고 있다. 대구의 대표적인 자동차부품업체 중 하나인 경창산업(주)은 T/M사업부에서만 11개조의 분임조가 활동, 연간 23억 원 정도를 아끼고 있다. 이 업체는 분임조에서 제안한 개선안이 채택되면 포상은 물론, 개선 금액의 일정 부분을 지급하고 해외 연수 등 다양한 지원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상훈 한국표준협회 대구경북지부장은 "최근에 T/F팀 등 여러 가지 기업 개선 형태가 나오고 있지만 품질 분임조는 근로자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모여 자주적이고 적극적인 개선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기업으로서는 상당한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경영 여건이 어려운 중소기업일수록 품질 분임조 활성화가 단기간에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생산비를 아끼는 방안이 된다는 것. 이 지부장은 "여러 장점 때문에 최근엔 제조업체 뿐 아니라 서비스업체나 공공기관에서도 품질분임조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