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병원은 전방위 변신중

▲ 지역병원들이 생존차원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힘을 쏟고있다. 사진은 병원로비 연주회.

의료시장 개방, 광고개방, 환자 역외 유출 등 급변하는 의료환경에 대비, 지역병원들이 경쟁강화에 뛰어들었다. 단순히 병상이나 의사 수를 늘리는 등 외형 부풀리기에 그치지 않고 최첨단 의료장비와 기술도입, 진료체계의 혁신 등 양과 질적인 면에서 생존차원의 전방위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역병원 덩치 키우기

경북대 병원은 북구 학정동에 칠곡분원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지난 3월에 착공, 2009년 12월 완공할 예정이다. 500병상 정도의 규모가 될 분원은 지역 거점 암병원, 암센터 노인보건의료센터가 들어선다.

칠곡 경북대병원 건립추진단 조시달 팀장은 "공간 여유가 전혀 없어 증·개축에 어려움을 겪어온 터라 아예 분원을 설립하게 됐다."며 "의료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환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새로운 개념의 병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지방공사인 대구의료원은 병상수 1천여 개의 대형병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미 지난 6월 치매노인병원을 신축했고 오는 11월 장애환자 등을 위한 특수질환센터가 문을 연다.

◆최첨단 장비 무장

환자유치를 위한 최첨단 장비도입으로 지역 대형병원들의 소리없는 의료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먼저 영남대병원은 2004년 지역 최초로 PET-CT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 4월 아시아 최초로 진료당일 검사 후 결과까지 모두 알 수 있는 PET-CT 2호기를 도입, 이미 이용 환자가 6천 명이 넘는 등 암의 예방과 조기발견이란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역 최초로 혈액투석실을 개설한 바 있는 계명대 동산병원은 최근 만성 신장부전 환자들의 효과적인 투석 치료를 위해 신장센터를 전국 최대 규모(투석 환자 수용 규모)로 확장했다. 최첨단 정수시스템과 혈액투석기 40대뿐만 아니라 고품질의 혈액투석을 위한 혈액투석여과기 10대를 갖춘 혈액여과투석실 등이 있어 350명의 혈액투석환자에게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경북대병원은 기존의 감마나이프와 선형가속기 등의 치료장비는 물론 자체 생산한 방사선 의약품을 이용, PET/CT 촬영에 나서고 있으며 악성, 고난이도 수술이 가능한 로봇까지 갖출 예정이다.

미국 암전문가의 최신 진료소견을 받아볼 수 있는 '2차 소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가톨릭대병원은 외국에 가지 않고도 외국의 유명의사로부터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원격진료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대형병원들이 몸집키우기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면 중소병원들은 '합종연횡'을 통한 네트워크화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서로의 장점을 합쳐 시너지 효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 필요하다면 한방과 양방을 가리지 않고 협진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과 대구한의대병원은 양·한방 협진체제를 구축, 협진 진료센터 설립에 나서고 있다. 서로 다른 대학의 의과대와 한의과대 부속병원이 양·한방 협진을 하는 것은 국내 최초. 이미 지난 2월 공동운영에 협의하고 오는 9월 협진센터가 완공되면 본격적인 협진에 나선다.

이와 함께 국내 9명의 피부과 의사들이 모여 작년 9월 만들어진 피부관련 협진병원인 '올포스킨'은 현재 대구본원은 물론 서울, 포항, 광주를 비롯해 일본 대만 등으로 협력병원을 늘리고 있다.

이 병원 민복기 원장은 "피부과의 특성상 많은 장비가 필요하고 신기술 도입속도가 빨라 단일 병원으로는 재정적, 경제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협진병원들이 기자재 공동사용, 기술 및 경영 자문을 비롯해 공동투자와 공동 마케팅이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5개 성형외과가 모여 만든 제이스 성형은 눈, 코, 가슴, 지방 등 분야별 성형 전문가들이 모여 체인점 형태로 운영된다. 각자 자신있는 분야에 대해 환자를 공유함은 물론 공동투자와 공동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