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교실이 1학기나 여름방학 기간에 비해 훨씬 어수선해졌다. 수능 원서 접수가 진행 중인데다 7일부터는 2학기 수시 원서를 내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내신과 수능의 변별력을 점치기 힘들어져 수시와 정시의 합격 가능성을 예측하기가 어렵게 되자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감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상식과 정도를 따르는 것이 현명하다. 근거 없는 정보나 눈길을 유혹하는 상술에 휘말리지 말고 실천 가능한 범위에서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성취하는 자세만이 성공에 이르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 9월 모의평가 응시 자세
9월 평가원 모의평가가 6일 치러진다. 해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9월 모의평가에 바짝 신경을 곤두세운다. 평가원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와야 나머지 기간 동안 마음 편하게 공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평가원 모의고사는 올해의 수능 출제 경향과 난이도를 체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만 모의고사 성적이 실제 수능 성적을 예측하게 하는 잣대는 아니다. 평가원 모의고사도 모의고사의 하나이기 때문에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수험생들 중에는 문제지를 보기도 전에 자신이 받기를 기대하는 점수를 미리 마음속으로 정해놓고 시험에 임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가 쉬우면 상대적인 난이도는 생각하지 않고 우선 힘이 나지만 예상보다 어렵다고 생각되면 기대하는 점수를 받을 수 없다는 불안감 때문에 당황하여 평소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기도 한다. 초조하고 긴장된 상태에서는 냉정하게 생각할 겨를이 없겠지만 시험이 예상보다 어렵다고 생각될수록 남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떠올려야 한다.
현행 수능시험은 몇 점 이상 받으면 모두에게 동일한 자격을 부여하는 자격시험이 아니라 전국의 수험생을 성적순으로 세우는 상대평가다. 문제는 몇 점을 받느냐가 아니라 전국 수험생 중에서 자신이 어느 위치에 서 있느냐는 것이다. 비슷한 실력을 가진 학생들 사이에서는 불안하고 긴장된 위기의 순간에 누가 좀 더 침착하고 적극적이냐에 따라 결정적인 차이가 난다. 평소 시험을 칠 때 몇 점을 받느냐보다는 시험 자체에 얼마나 몰두할 수 있는가를 중시해야 한다.
▨ 시험 활용과 문제 풀이
올해 입시에서도 재수생들의 강세는 충분히 예견된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상위권 학생들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전 훈련을 재학생보다 훨씬 많이 했다는 강점도 크게 작용한다. 뒤집어 말하면 고3 재학생들은 모의평가와 학교 시험 등 여러 시험에서의 얻은 경험과 성과를 보다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얘기다.
많은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언어영역 같은 과목은 경험을 통해 문제풀이 요령을 터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수능시험은 문항당 문제풀이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전 영역에 걸친 실전 모의고사 문제를 주기적 한 번씩 풀어보면서 시간조절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평소 시험에서 한 번 틀렸던 문제는 반복해서 틀리기가 쉽다. 따라서 지금까지 치른 시험문제를 다시 한 번 훑어보며 틀렸던 문제와 그와 관련된 기본개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지금까지 공부한 참고서와 문제집에서 어렵다고 느꼈거나 이해가 잘 안 된 단원을 다시 정리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나치게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문제풀이를 할 때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모르는 문제 앞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달려들면 자신도 모르게 해결의 방향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 이런 훈련을 쌓아야 수능시험 당일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 생활 관리
수능시험이 석 달도 채 남지 않으면서 고3 교실이나 재수 학원에는 아침부터 엎드려 자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불규칙한 생활로 인해 공부는 별로 하지 못했는데 몸이 지쳐 생활의 활력과 의욕을 상실했다는 증거다.
이 시기 수험생들은 입시에 대처하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 모든 시험, 특히 대학입시는 마지막 두세 달이 결정적으로 승부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남은 기간 어느 정도 집중해서 성취를 높이느냐가 그 동안의 긴 수험생활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다가오는 긴장과 불안, 피로를 극복하려면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여 성취감을 느껴야 한다. 성취감을 느끼면 심리적 상승 작용으로 매사에 활력이 넘치고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몸이 가볍고 상쾌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공부를 해도 능률이 오른다.
무엇보다 수면 관리에 신경을 더 써야 한다. 수면 부족은 몸의 피로를 가중시키고 학습능률을 떨어뜨린다. 이런 상태가 며칠만 계속돼도 의욕 상실로 이어지기 쉽다. 입시에 실패하는 수험생 상당수가 최종 마무리 과정에서 생활 관리를 제대로 못한 경우에 해당된다. 지금은 한두 시간 공부를 더 하는 것보다는 피로가 쌓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공부가 잘 되지 않는다고 친구들과 모여서 떠들면 집중력을 되찾기는 더욱 힘들어진다. 같이 떠들 때는 시험에 대한 불안감을 잠시 잊을 수 있지만 혼자 남게 되면 더 허탈해져 생활 리듬을 잃을 수도 있다. 주변 소란한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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