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전쟁'이 거세지고 있다.
본격화할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비, 한우의 좋은 이미지를 조기에 소비자들에게 심어 '쇠고기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한우 유통업체간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우는 가격이 비싸다.'는 이미지도 깨지고 있다.
◆브랜드가 쏟아진다
'팔공상강한우'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대구축산농협은 다음달 10일 대구 달성군 서재리에 대형 한우 전문 식당을 열기로 했다. 대구축산농협은 지금까지 직영점 등을 통해 고기 판매만 해왔으나, 첫 식당 개점을 통해 외식사업을 시작하기로 한 것.
대구축산농협 외식사업팀은 유통마진을 최대한 축소, 저렴한 값에 대구·경북권 농가에서 길러진 한우를 공급할 예정. '한우가 꼭 비쌀 이유는 없다.'는 것이 이 곳 설명이다.
대구축산농협 육가공공장 김환진 부공장장은 "한우 1인분(100g)을 기준으로 했을 때 5천 원에 내놓을 예정"이라며 "현재 대구시내 다른 식당에서는 1인분(100g)이 8천 원에서 최고 2만 원을 넘는 곳도 있다."고 했다.
대구축산농협 측은 현재 한우 유통마진이 전체 가격의 45% 가량을 형성하기 때문에 유통마진을 줄이는 한편, 등심·갈비살 등 소비수요가 많은 부위 외에 비인기 부위는 자체 학교급식센터에서 소화가 가능, 원가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대구축산농협은 서재 외에 대구 수성구 등에 조만간 3곳의 식당을 더 낼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사료에다 질병 현황까지 모두 추척, 안전성을 높인 '최고급 한우'를 표방한 '참품한우'도 지난 6월 대구 수성구 두산동에서 1호점을 낸 뒤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곳 역시 유통마진을 최대한 없애 품질은 물론, 거품가격이 사라졌다는 평가.
경북도와 영남대 등이 주축이 된 경북한우클러스터사업단이 만들어낸 '참품한우'는 두산동 1호점이 인기를 끌자 최근 대구 달서구 성서에 2호점을 냈다. 참품한우는 서울로도 진출할 계획.
'전 과정 생산이력추적시스템'으로 생산되는 참품한우는 경북도내 250개 한우생산 농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경북한우클러스터사업단은 10년 뒤 1천 호 농가, 20만 두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전국적으로도 한우 브랜드 만들기 바람은 '열풍' 수준. 강원도 고성군 등 강원 영동지역 7개 시·군과 4개 축협이 올 상반기 지역 한우 브랜드를 '한우령'으로 통합했고 경남과 제주도도 각각 단일 통합 한우 브랜드를 준비 중이다.
충남도도 한우브랜드 '토바우'를 통해 수도권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전북도와 농협 전북본부도 한우브랜드인 '참예우'를 들고 올 상반기 서울로 입성했다.
◆왜 한우 브랜드인가?
'한우 브랜드'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은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기 때문이다. 한우도 신뢰를 줄 수 있는 '명품 브랜드'가 있어야 소비자들의 확신을 살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음식점에서 '한우'로 판매되는 쇠고기 중 30%는 한우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말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장복심 의원(대통합민주신당)에게 제출한 '음식점 식육원산지표지 실태 모니터링 결과' 등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를 비롯, 서울, 경기, 부산, 대전 등의 한우판매업소 125곳에서 한우로 표기된 고깃덩어리 279건을 분석한 결과, 3분의1 가량인 30.1%(84건)가 한우형이 아닌 것으로 판정됐다.
식약청이 최근 서울지역 한우판매 음식점 51곳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30~34%가 한우형이 아닌 것으로 판별됐다.
그러나 식약청 조사에서 사용한 실험방법은 농림부에서 개발한 털색깔 유전자(MC1R)를 이용한 한우판별법으로 젖소와 구분은 가능하지만 수입육에 대한 판별이 불가능해 한우로 둔갑한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한편 식약청 국정감사에서 김병호(한나라당) 의원은 "단속 요원의 전문성이 부족, 허위표시보다는 미표시에 단속이 치우쳐 있다."며 소비자들의 불안은 물론, 좋은 소를 기른 농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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