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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억 들인 '대왕고래'...첫 시료 분석 결과 "경제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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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로 알려진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을 위한 첫 탐사시추 작업이 20일 시작됐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윤석열 정부가 역점을 둔 심해 천연가스 개발 사업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첫 탐사 시추 결과, 기대와 달리 경제성이 없는 수준의 가스 포화도만 확인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석유공사의 정밀 시료 분석 결과 대왕고래 유망구조(석유나 가스 등 자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층구조)의 지질학적 특성과 석유 시스템 요소는 시추 전 예상과 유사하게 나타났지만, 핵심 지표인 가스 포화도가 예측 대비 크게 낮았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단독으로 동해 심해의 7개 유망구조 중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 '대왕고래' 지역에서 1차 시추를 진행했다. 이후 2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약 6개월간 취득된 시료에 대해 전문 분석기관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

시추 전에는 이 지역에 열적 기원 가스가 약 50~70% 수준으로 포화되어 있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 분석 결과 생물 기원 가스 평균 약 6%만이 확인됐다. 열적 기원 가스는 지층이 깊게 묻혀 열과 압력을 받아 만들어진다. 생물에 의해 유기물이 분해되며 만들어지는 생물 기원 가스는 퇴적이 이뤄지고 미생물이 활동할 수 있는 얕은 심도의 깊이에서 만들어진다.

발견 실패 원인으로는 "시추 결과 저류층 및 덮개암 등 석유 시스템 요소는 시추 전 예상과 상당히 일치했으나, 심부 근원암에서 생성된 열적 기원 가스가 대왕고래 유망구조까지 이동하지 못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향후 계획으로 "동 탐사시추를 통해 취득한 분석 결과를 활용해 보다 면밀한 향후 탐사계획 수립 및 탐사 성공률 향상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안덕근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해 시추 직후 "대왕고래 시추가 실패했지만 시료를 분석해 추후 시추의 정확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던 바 있다.

송 의원은 "지난해 석유공사가 약 1200억 원을 들여 대왕고래를 1차 시추할 당시 윤석열 정부 안덕근 장관은 '대왕고래 시추가 실패했지만 시료를 분석해 추후 시추의 정확도를 높이겠다'고 했으나, 이번 분석 결과는 오히려 국민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동해 자원 탐사는 더욱 신중하고 투명한 절차를 밟아야 하며, 모든 과정을 국민 앞에 공개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무분별한 탐사 추진엔 책임 있는 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최근 내년도 예산안에서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며 사실상 직접 지원을 중단했다. 문신학 산자부 1차관은 지난 1일 2026년 산업부 예산안 설명 브리핑에서 "신청 계획을 수립하지 못해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애초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동해 심해가스전 사업을 지원하는 정부 예산은 중단됐지만 국제 투자 유치를 통한 석유공사 차원의 개발 계획은 계속 진행 중이다. 석유공사는 2차 탐사 시추부터 자체 재원 투입을 최소화하고 해외 기업의 협력을 받기 위해 49%까지 지분 투자를 받는 것을 목표로 오는 19일을 시한으로 입찰 신청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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