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가난한 시절 호빵속에서 엄마의 마음을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 가
  • 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동네 구멍가게 앞에는 연탄 난로에 불을 지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호빵 찜통을 설치한다. 김이 하얗게 서린 투명한 통 너머에 숨쉬는 듯이 조용히 앉아 있는 하얀 호빵은 먹을거리가 신통치 않던 당시 1등 간식이었다. 엄마는 그냥 그것을 사주면 좋으련만 꼭 5개들이 한 봉지를 사오셔서 집에서 쪄 주신다. 그럼 나는 괜히 심술이 나서 통속에 있는 호빵이 더 맛있다는 둥 집에서 찌면 안 통통하다는 둥 잔소리를 해댔다. 부족한 시절, 그렇게라도 절약해서 하나 더 먹이려는 엄마의 마음을 짐짓 모르는 체하면서 말이다.

찜통에서 나온 호빵은 다섯 식구 한 개씩 먹으면 딱 맞으련만 엄마는 반을 잘라 뜨거운 팥에 데일까 후∼후 불어가며 우리들 입에 넣어주신다. 그때는 엄마가 호빵을 별로 안 좋아하시는 줄 알았다.

나중에 커서 엄마가 좋아하시는 음식이 호빵, 우동, 연양갱, 찹쌀떡임을 알면서 나도 이젠 엄마의 마음을 아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겨울이면 나도 내 아이들에게 호빵을 쪄준다. 그때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한다. 할머니가 호빵을 좋아하신다고…. 그래서 5개들이 호빵을 사면 두 개씩 사서 하나는 우리가 쪄먹고 하나는 엄마를 드린다. 쪄 드시라고….

권정인(대구시 수성구 범어2동)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서부전선 DMZ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와 관련하여 군 당국이 유엔군사령부의 신속한 현장조사 요청을 거절했다고 ...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2026에서는 (주)덕산제이엠로보틱스의 최첨단 로봇들이 탈과 한복을 착용하고 공연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추석 연휴인 26일 부산역에서 무궁화호 기관차 바퀴가 궤도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승객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한국철도공사는 사...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이송 사실을 공개하며 한국 정부와 외교적 갈등이 불거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비공식 합..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