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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인사이드] 비운의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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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복서 최요삼이 지난달 25일 링에서 쓰러진 지 8일 만인 2일 서울아산병원으로부터 뇌사 판정을 받았다. 침체된 프로복싱을 살려보겠다는 사명감으로 링에 섰고 최선을 다한 경기 끝에 비운을 맞은 그는 9명에게 장기 기증을 하고 떠났다. 그는 경기 전 체력 증진을 위해 보양식을 복용해왔으나 부작용이 일어났고 체중 감량을 위해 잠도 제대로 못자는 등 컨디션이 엉망인 상태에서 링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최요삼은 1982년 11월 세계복싱협회(WBA)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레이 붐붐 맨시니에게 패한 뒤 뇌사 판정을 받은 김득구의 비극을 떠올리게 한다. '헝그리 복서' 김득구는 '타이틀을 따지 못하면 죽는다'는 각오로 관을 제작해 미국에 갔고 처절한 승부를 벌인 후 깨어나지 못했다. 최요삼 역시 결연한 마음가짐으로 링에 오른 후 이기는 데 만족하지 않고 최선의 경기를 벌이다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고 말았다.

김득구의 비극 이후 복싱 경기는 15회전에서 12회전으로 줄었고 글러브 무게 규정도 강화하는 등 나름대로 안전 대책을 실시해왔지만 비극적인 사고는 그치지 않았다. 1995년 9월에는 일본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복서 이동춘이 일본 밴텀급 타이틀 재도전 경기에서 일본 선수에 패한 후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국내 복싱계는 복싱이 위험한 스포츠로 인식되는 것을 우려하면서도 안전 대책을 강화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네티즌들도 최요삼의 비극을 안타까워하면서 복싱이 좀 더 안전한 스포츠가 되길 바라고 있다. 최요삼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경기 전 메디컬 테스트에서 이상 없이 통과한 데 대해 메디컬 테스트가 형식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도 생겨나고 있다.

스포츠 현장에서 선수들의 비극은 복싱에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스코틀랜드 프로축구 마더웰FC의 주장 필 오도넬이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쓰러져 의식을 잃은 후 숨졌고 8월30일에는 이스라엘 2부리그 하포엘 베르셰바에서 뛰던 잠비아 출신의 차스웨 은소프와가 연습경기를 하던 중 쓰러진 뒤 숨을 거뒀다.

8월26일에는 스페인 프로축구 세비야의 수비수 안토니오 푸에르타가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져 이틀 후 사망했고 2004년 1월에는 포르투갈 벤피카의 미클로스 페헤르가 리그 경기 도중에, 2003년 6월에는 카메룬 대표팀의 비비앙 푀(28)가 콜롬비아와의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져 유명을 달리 했다.

좀 더 강렬한 경기를 원하는 복싱에선 뇌 보호를 위한 헤드 기어 착용 등 안전 대책이 새삼 제기되고 있고 더욱 많은 운동량과 활동량이 요구되고 있는 축구에선 경기 전 심장 정밀 점검 등 선수들의 안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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