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온갖 삶이 녹아 있는 성서에는 이런 내용도 있다. 이스라엘의 다윗왕이 나이 많아 늙게 되자 이불을 덮어도 따뜻하지 않았다. 신하들이 "젊은 처녀 하나를 구해 왕을 봉양하고 왕의 품에 누워 왕을 따뜻하게 해드리도록 하겠다"며 온 나라를 뒤져 아리따운 동녀를 구해왔다. 동녀를 통해 늙은 왕의 기력을 돋우려는 일종의 回春(회춘) 방법인 셈이었다. 그러나 다윗왕은 동녀로 하여금 수종을 들게는 했으나 동침하지는 않았다고 기록돼 있다.
고금을 막론하고 나이를 거슬러 도로 젊어지고 싶은 욕망 그 자체는 세대를 통해 하나의 본능처럼 이어져 오나보다.
요즘 특히 전문직 종사자나 회사원, 자영업자 등 50대 장년 남성들 가운데 과감하게 의료적 방법을 통해 젊음을 되찾으려는 이른바 '회춘 의료'가 유행이라 한다.
그 중 하나가 돋보기 안경을 내던지고 노안 수술을 받는 것이라 한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이 새로 나온 노안 수술법을 승인한 이후 국내에서도 노안 수술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먼 것, 가까운 것을 동시에 볼 수 있는 특수 렌즈를 삽입하거나 레이저로 각막을 교정하는 수술을 통해 돋보기 없는 일상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사실 아무리 피부가 탱탱하고 활력이 넘쳐 젊게 보이는 사람이라도 돋보기 안경만 걸쳤다 하면 순식간에 '노인 모드(mode)'로 바뀌기 십상이다. 꼈다 벗었다 하는 불편함은 말할 것도 없고, 돋보기 안경이 없으면 제아무리 석학일망정 까막눈 신세가 돼버린다. 그러니 돋보기 탈출은 遠視(원시) 세대에겐 듣던 중 반가운 희소식이다. 단지 400, 500만 원씩 하는 수술 비용이 큰 걸림돌이긴 하지만….
얼굴의 검버섯'잔주름을 없애느라 피부과나 성형외과를 찾는 장년 남성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줄어드는 근육과 활력을 되찾기 위해 정기적으로 남성 호르몬을 주사 맞나 하면 처진 눈꺼풀과 눈 밑 지방을 없애는 미용 성형도 인기라 한다.
얼굴에 살짝 파운데이션을 바르는 메이크업족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바야흐로 '젊음' 코드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주요 트렌드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흐름이 '사나이가 무슨…'이라며 큰소리치던(?) 한국 남성들을 여러모로 참 많이 바꿔놓고 있다.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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