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파탄의 군수 選擧, 사람까지 죽이는가

경북 청도군이 개탄할 상황에 빠졌다. 지난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군수 선거 운동 과정에서의 부정 탓이다. 이번에 문제된 것도 당선자 측이다. 투표 이튿날 당장 그 선거운동원 1명이 구속됐다. 어제는 캠프 본부장을 포함한 2명이 추가로 수감됐다. 하지만 그 정도도 약과였다. 투표 이틀 전 한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더니 엊그제는 또 다른 사람까지 그 뒤를 따른 것이다.

전임 군수들이 줄줄이 비슷한 죄로 자리를 잃었는데도 고질이 여전하더라는 정도의 안타까움은 말을 내볼 계제조차 못 될 지경이다. 공안검사가 현장에 출장 나와 군수 출마자들로부터 선서를 받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던 게 산줄기 하나를 사이에 둔 경남 창녕군이었는데도 그 이웃에서 또 이런 일이 났다고 해서 통탄하는 것도 아니다. '민주주의의 잔치'라는 선거가 '주민 살인 잔치'가 돼버리고, 지역 발전의 계기는커녕 '지역 파괴의 광란'으로 타락한 것 같아 섬뜩할 뿐이다.

이래서야 당선자라 한들 군수로 제대로 활동할 수 있겠으며, 활동한들 그게 주민들에게 먹혀들 수는 있을까. 5천 명이나 되는 사조직 명단이 불거져 사건은 앞으로 군 전체로 번질 가능성까지 있다는 둥, 재선거가 어떻게 될 것이라는 둥, 온갖 흉흉한 이야기가 나돈다니 지도력 공백에 빠질 군민들만 불쌍하게 된 형국이다.

선거꾼'정치꾼이라면 별것 아니라고 스스로를 속이고 말아버릴 정도의 잘못이더라도 마치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이 그 여파를 두려워하는 게 선량한 서민들이다. 경찰도 그렇지만, 청도군수나 도망 중이라는 그 캠프의 핵심인물은 이 점을 깊이 깨달아 더 이상의 참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지고 사태 마무리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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