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즐거운 오후 2시에 장인환입니다. 나른해지는 오후 즐겁게 달려봅시다."
대구·경북의 대표 MC 한 사람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장인환을 이야기한다. 라디오를 통해 청취자들과 만나온 세월이 10년이 넘는다. 오랜 세월 입담을 자랑한 덕에 브론즈마우스상도 받았다. 내성적이지만 마이크만 잡으면 성격이 180도 바뀌어 버리는 그와 만났다.
그는 횟집을 운영하고 있다. 가게에서는 직접 악기를 연주하면서 노래도 부른다. 마이크를 잡고 하모니카를 불면서 분위기를 돋구어 낸다. 손에 들려있는 기타에서는 구슬픈 노랫말이 흘러나온다. 술과 싱싱한 회에 취하는 게 아니고 그의 화려한 말솜씨와 연주소리를 들으면서 감정에 취한다. 갑자기 노래가 끊기더니 "아줌마 7번 테이블 손님이 불러요"한다. 그의 탁월한 유머 감각에 또 한번 웃는다. 마이크를 잡고 무대에 선 게 1만5천 회를 넘어섰다.
1992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이벤트 MC를 시작한 그는 다음해에 '우리가족무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방송데뷔를 시작했다. "대학시절 MC를 하던 친구를 보면서 '아~, 나도 하번 해봐야 겠다'고 맘먹고 뛰어들었죠. 전 타고난 마이크 체질이었나봐요. 레크레이션이라고는 배워본 적이 없지만 적절한 유머에 게임과 노래까지 마이크만 잡으면 술술 흘러나오는 거에요. '아, 이건 내 업이구나'고 그때 생각했죠."
체질도 딱 무대 체질이다. '수줍고, 소심하고 내성적이기 그지없는 성격'이라고 강조하는 그가 마이크만 잡으면 다른 사람으로 돌변하니 말이다.
뛰어난 진행자는 어떤 사람일까? 그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웃음을 주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진행자는 말을 전달하는 사람 이예요. 의미 있는 말을 던지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 전체가 어울릴 수 있도록 치우침없이 프로그램을 유도해나가는 것도 MC의 역할이겠지요."
늘 긴박감이 감도는 방송생활에 스트레스는 없는지 물었다. "매번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요. 잘해야 한다는 게 스트레스인 셈이죠."
그러면서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소개했다. "노래방에서 정말 미친듯이 신나게 놉니다. 악기도 총 출동되고 제가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다 부르죠."
악기도 독학으로 혼자서 터득하는 그는 요즘은 트럼펫 연습하는 재미에 푹 빠져서 지낸다고 했다. 그의 취미는 세 가지다. 악기연습, 사진촬영, 그리고 양말모으기다. 단연 압권이 양말모으기. "예전에는 양발을 종류별로 다 모았어요. 모양, 색, 디자인이 다른 양발을 모으는 거죠. 양말 색하고 옷 색상하고 맞춰서 입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양말을 보여줬다. 분홍색 티셔츠에 캐릭터가 그려진 분홍색 양말, 정말 똑같다. 30초를 그대로 웃었다.
앞으로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모습의 진행자가 되고 싶다는 장인환씨. "옛날에는 재있는 말을 많이 했는데요. 이제는 의미 있는 말을 나누려고 해요. 늘 최선을 다하면서 청취자들을 만나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께 웃음을 드리기 위해서 더 연구할게요."
한 가지에 푹 빠지면 헤어 나 올 수 없을 정도로 집중하는 웃음전도사 장 인환. 하모니카를 입에 물고서 연주를 하는 그 모습이 듣는 사람의 마음을 밝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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