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끝으로 입술 윤곽을 만지면
손가락이 만지는
입술의 부드러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니라
입술의 살결이 성급하게 손가락을 받아들여
조금씩 떨며 살의 즐거움을
탐욕스럽게 느끼려는 걸 알게 된다
내 손가락 내 입술인데도
왜 그럴까
손가락보다
입술이 더 민감하기 때문일까?
당신의 입술 선을
만져보고 싶어
그래야
입술 살결을 더듬는 손가락의
마음을 알게 될 거 같아……
---------------------------------------------------------
감각! 그렇다, 감각이 관건이다. 인간의 육체와 정신이 외부세계와 접점을 이루는 곳이 감각. 오늘날 사람들의 감각은 병들어 있다. 물질문명이 야기한 이미지 홍수 탓이다. 영화, 광고, 티브이 이미지에 중독이 되어 살다 보니 사랑조차도 영화 속 배우들을 흉내 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신의 감각이 아니라 타인의 감각으로 사는 것이다. 단적으로 말해 우리는 타인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당장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만져보자. 금세 전류가 흐른다. 금방 불꽃이 인다. 이 감각은 누구의 감각인가. 누구도 훔쳐갈 수 없는 나만의 감각. 그런데 감각은 두 군데서 발생한다. 입술과 손가락. 마치 내 속에 두 사람이 사는 것 같다. 한 사람은 알 것 같은데 다른 한 사람은 누구인가. 어느 순간 내 속에 들어와 살고 있는 이, 도대체 누구인가?
장옥관(시인)


































댓글 많은 뉴스
정부 '광주 군공항 이전'만 따로 협의하려 하자…美 "기존 협정이 우선"
李대통령 '서울 민심'이 흔들린다…'매우 잘함' 서울이 TK 밑으로 [시사뒷담]
짧은 추석 연휴 보완 9월 28일(月) 임시공휴일 가능성은? [금주의 이슈]
[단독] "카페서 알게 됐다"던 김승원…양수진 '로테이션빠' 변호했다
"증거 훼손할지 어떻게 아냐" 시위대 반발 속…체육회, 95일 만에 개표소 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