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오리온스 脫꼴지 "해법은 벌떼농구"

프로농구 최하위인 오리온스가 막판 순위 판도를 흔드는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관심거리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 악재와 조직력 붕괴 등으로 7시즌 연속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사실상 물건너갔고 18경기가 남은 가운데 6승30패로 9위인 울산 모비스(11승25패)와도 5경기 차가 나 꼴찌 탈출도 쉽지 않은 형편. 하지만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눈앞에 두고 인천 전자랜드와 선수 3명을 맞바꾸면서 어정쩡했던 팀 컬러에 변화를 주게 됐다.

리온 트리밍햄을 카멜로 리와 바꾼 데 이어 정재호, 주태수를 내주고 전정규, 백주익을 데려왔는데 트리밍햄과 주태수를 보냈다는 것은 골밑이 약해지는 걸 감수하겠다는 의미다. 트리밍햄은 가장 확실한 골밑 공격원이었고 주태수는 외국인 선수들이 부상으로 쓰러져 나가는 와중에 오리온스의 골밑을 지켰다.

트리밍햄 대신 들어온 리는 골밑보다 외곽에서 주로 플레이를 하는 스타일이고 백주익은 키(193cm)가 크지 않은 데다 공격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전정규의 포지션은 슈팅가드. 루키 이동준과 노장이면서 주로 벤치를 지켜온 이은호 외에는 골밑을 지킬 만한 자원이 없다시피 하다. 내·외곽 공격에 두루 능한 숀 호킨스(193.3cm) 역시 스몰 포워드에 가깝다.

결국 공격 속도를 높이는 것 외에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선수 구성이다. 오리온스의 상징과도 같았지만 그동안 잃어버렸던 빠르고 화려한 공격 농구를 구사하겠다는 것이 김상식 감독대행이 꺼내든 마지막 카드다. 22일 외국인 선수 1명만 뛰고서도 적극적인 외곽 공격과 빠른 공격 전개로 안양 KT&G에게 일격을 가한 것처럼.

김 감독대행은 "선수 전원이 적극적으로 뛰는 농구를 하겠다. 많이 움직이면서 슛 찬스를 노리게 할 것"이라며 "그동안 자신감을 찾지 못했을 뿐 우리 팀에는 외곽슛이 좋은 선수들이 있어 외곽 플레이를 더 살릴 계획이다. 이번에 들어온 전정규에게도 기대를 건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비 리바운드를 따내지 못하면 속공을 전개할 기회도 없다는 점. 이 때문에 김 감독대행은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리바운드 싸움에 가담할 것을 주문했다. 시야가 넓은 김승현을 통해 속공을 펼치면서 속공이 막히면 골밑 공격을 일정 부분 포기하더라도 '모션 오펜스'로 외곽 공격에 적극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모션 오펜스는 코트 위에 선 5명의 선수가 활발히 움직이면서 손쉬운 득점 기회를 만드는 작전. 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볼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정해진 전술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야 한다. 다음달 2일 경기 때까지 연습할 시간이 있어 새로 들어온 선수들과 어느 정도 손발이 맞추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23일 서울 삼성은 원주 동부를 88대84로 눌렀고 서울 SK는 부산 KTF를 87대75로 꺾었다. 창원 LG는 인천 전자랜드에 105대83으로 승리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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