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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아지매 '천리길' 태안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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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리 여성회원 14명…'매미' 물난리 지원 '보은'

▲ 울릉군 서면 남양마을 아낙네들이 25일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해안가에서 기름 닦기 자원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 울릉군 서면 남양마을 아낙네들이 25일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해안가에서 기름 닦기 자원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좀 더 일찍 찾아와서 오래 머물며 도와 드려야 하는데 사정이 여의치 못해 미안합니다."

울릉도 섬마을 아낙네들이 쌈짓돈을 모아 기름 유출사고 피해를 당한 충남 태안으로 몰려가 봉사활동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겨울 한파 속의 바닷가를 훈훈하게 달구고 있다. 울릉군 서면 남양리 여성회장인 허영희(52) 씨와 마을에서 함께 따라나선 여성회원 일행 14명이 그 주인공들.

이들은 지난 22일 오후 여객선을 타고 울릉도를 출발해 포항의 한 여관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23일 아침 다시 버스를 타고 꼬박 이틀 만인 이날 저녁에야 태안에 도착했다. 울릉도에서 포항을 거쳐 실제 이동한 거리가 500㎞가 훨씬 넘는, 말 그대로 '천리길'이 넘는 곳의 자원봉사 행렬에 나선 것이다.

국토의 동단 울릉도 섬 아낙들이 이렇게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고 천 리 먼길 서해 태안을 찾아 방제작업에 나선 것은 지난 2003년과 2005년 태풍 '매미'와 '나비'로 마을이 잇따라 큰 물난리를 당했을 때 십시일반으로 도와준 국민의 온정의 손길을 잊지 못해서다.

이들은 지난 태풍 때 울릉도 마을 전체가 물난리로 참담한 아픔을 겪어본 터라 태안 주민들과 아픔을 함께 나눈다는 생각으로 1인당 20만 원씩을 염출해 피해가 가장 심한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해안가로 달려간 것이다.

25일 아침부터 기름 닦기에 나선 박향미(43) 씨는 "이틀째 작업을 하고 있는데 정말 이럴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심각하다." 며 "힘 닿는 대로 부지런히 손을 움직였지만, 겨우 4인 밥상 두서너 개 정도 면적밖에 닦지를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박혜순(45) 씨는 "섬 지역이나 해안가 사람들의 젖줄인 바다가 이 지경이 된 게 남의 일 같지 않다."며 "돌아가면 흡착포 보내기 운동이라도 열심히 해야 할 것"이라고 울먹였다.

이들은 "태안군민들이 시련을 이겨내고 하루빨리 삶의 희망을 되찾길 바란다."며 내 집 안방 닦듯이 기름투성이 돌을 닦아내는 데 여념이 없었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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