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승수 총리 후보자 인준안 걸림돌은?

29일 오후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 표결안의 통과 전망이 우세한 것은 인준안 통과의 열쇠를 쥐고 있는 통합민주당이 통과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장관 후보자들 중 각종 의혹공세에 휩쓸렸던 3명이 사퇴, 낙마하는 등 자신들의 요구가 어느 정도 수용된 상황에서 공세를 계속하게 되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 통합민주당의 자체 판단이다. 한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사유가 완전히 해명된 것은 아니지만 일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라는 '성과'를 이끌어낸 만큼 적당한 선에서 멈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초 인준불가 쪽으로 기울었던 민주당 내 기류는 소속 의원들의 자유 투표 등을 통해 사실상 총리인준에 동의하는 쪽으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총리 인준을 위한 걸림돌이 완전히 제거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민주당의 강경파 측에서 장관 후보자 일부, 특히 논문 중복게재 등 각종 의혹에 휩싸여 있는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 문제를 총리인준과 연계시키려는 움직임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지난해 대선기간 'BBK 주가조작' 의혹사건과 관련해 제기한 야당 인사에 대한 고소·고발조치를 취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도 민주당 측을 자극할 수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총리 인준에 반대해온 민주노동당(소속 의원 9명)에 민주당(〃141명)이 전격적으로 가세할 경우, 인준안 처리는 무산될 수 있다.

민주당은 29일 본회의에 앞서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갖고 총리인준안 표결과 김 후보자 등에 대한 사퇴요구와 관련된 내부 입장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우상호 대변인이 "한 총리 후보자의 부적격 사유가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3명의 장관 후보(이춘호 여성부·남주홍 통일부·박은경 환경부)가 사퇴했기 때문에 인준투표 거부 사유가 일정부분 해소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혀 인준안의 본회의 통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장관 후보 3명이 사퇴했으니 나머지는 인준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태도는 대단히 잘못됐다"는 등 강경기류도 상존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장관 후보자 3명이 사퇴한 상황에서 더 밀리게 되면, 신정부 출범 초반부터 정국 주도권을 야당 측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강경자세를 보이고 있다. 총리 인준안을 이날 중 처리하는 것은 물론, 민주당의 장관 후보자 추가사퇴 요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일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 문제 등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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