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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노 홀리데이' 강행군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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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4시 30분~5시 기상, 6시 30분 청와대 도착, 7시부터 회의 준비, 퇴근 오후 11~12시, 토·일 무휴.'

이명박 정부 청와대 직원들의 반복된 일상이다. 의욕 넘치는 '아침형 대통령'을 보좌하기 위해 직원들의 고된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언제까지 노 홀리데이 강행군은 계속될까.

#1. 청와대에서 차로 1시간가량 떨어진 곳에 사는 한 행정관. 그는 보름여 만에 코밑이 다 헐고 살이 쏙 빠졌다. 평균 수면시간 4, 5시간, 아내와 두 자녀도 뒷전. 술을 좋아하고 사람 만나기도 좋아하지만 새 정부 공무원으로 직업을 바꾸면서 모든 걸 포기했다. 본인 말대로 '로봇같은 바른 생활 사나이'가 됐다.

#2. 한나라당 경선 때부터 이 대통령을 보좌한 3급 행정관. 그는 이미 '아침형 인간'으로 변해 많이 익숙해져 있었지만, 청와대 입성과 함께 입술이 다시 부르텄다. 토·일요일도 없다 보니 생체리듬이 영 엉망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6일 강행군의 부작용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개인적으로도 생체실험"이라며 "그러나 아침형 인간이 성공한다는 베스트셀러도 있다. 사람의 잠재적 능력은 무한하다"고 답했다.

#3. 청와대 국무회의가 오전 8시로 앞당겨져 국무총리실 산하 각 정부부처도 1시간가량 출근시간을 당기지 않고서는 그야말로 답이 안 나온다. 자료를 챙겨 국무위원인 총리와 장관에게 빈틈없이 보고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외교통상부는 매주 초 열리는 실·국장 회의를 30분 앞당겼으며, 토요일 오전에도 정기 간부회의를 연다. 통일부 등 각 부처 역시 새 대통령에게 맞추기 위해 출근 시간은 당기고 퇴근 시간은 늦추는 패턴으로 바꾸고 있다. 불평도 있다. 정부부처 한 서기관은 "적당히 쉬어야 창의력이 나오고 일의 성과도 더 높아진다. 이런 식으로 체력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4. 류우익 대통령실장이 최근 "휴일에는 좀 쉬는 게 좋겠다"고 간언했으나 이명박 대통령은 말없이 웃어넘겼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도 6일 국회를 찾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너무 허겁지겁 100m 달리기 식으로 하면 못 따라오는 직원들이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을 에둘러 유 장관에게 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직원들은 "아침형으로 바꾸니 하루가 길고 좋다"며 '아첨'(?)하기도 하나 더 많은 직원들은 하루빨리 노 홀리데이 종료 선언이 나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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