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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人命을 파리 목숨처럼 여기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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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서울 마포에서 실종됐던 김모씨 일가족 네 모녀는 결국 피살 암매장된 것으로 10일 드러났다. 사건 용의자로 지목됐던 이호성씨는 이날 오후 한강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은 공개 수배된 이씨가 포위망이 좁혀지자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주위에서 우리와 함께 호흡하는 이웃이 이런 끔찍한 사건의 가해자이고 피해자라는 사실이 우리를 경악하게 한다. 우리 사회의 생명 경시 풍조가 극에 다다랐음을 말해주는 사건이다.

용의자 이씨는 1990년대 프로야구계의 화려한 스타였다. 야구 엘리트코스를 밟았고 2001년 프로야구계에서 은퇴한 이후에도 사업에서 성공해 인생 2막을 시작했다. 경찰 발표가 사실이라면 2003년 사업에 실패하면서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그의 인생이 마지막 파멸로 가는 데는 5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사업가 이씨는 부도도 맞았고 사기 사건에 얽혀들어 감옥에도 다녀왔다. 당시 그는 "운동선수만 하다 사회물정을 너무 몰랐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그렇더라도 연이은 사업 실패가 어떠한 범행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이씨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악의 길을 간 것이다. 차제에 물질만능주의가 점점 더 우리 사회윤리를 타락시키고 있는 데 대한 깊은 반성이 있어야겠다.

앞으로 경찰은 이씨가 왜 딸들까지 모두 살해했는지 범행 동기를 밝혀내야 한다. 이씨가 사전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면 공범은 없는지도 조사해야 한다. 사건 발생 후 경찰이 공개수사하기까지 21일 동안 활보했을 이씨의 행적도 밝혀내야 한다. 또 이 씨 주변의 의문의 실종'자살 사건과 이씨와의 관련 여부도 모두 수사해야 한다.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나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인간 생명이 파리목숨처럼 여겨지는 사회풍토가 무섭고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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