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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영남 공천 개혁'…속내는 '계파 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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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영남권 공천개혁 성공할까

공천개혁의 주도권이 한나라당으로 넘어갔다. 통합민주당이 금고이상 형을 선고받은 중진인사들의 공천배제 방침을 관철시키면서 이인제 의원과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의원 등을 탈락시켰지만, 한나라당은 '텃밭'인 영남권에서 27명의 현역 의원들을 탈락시키는 '충격공천'으로 반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영남권에서 43.5%의 현역 의원들을 물갈이하는 초강수를 구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영남에는 신진인사라도 한나라당 간판을 내걸면 당선시킬 수 있다는 경험칙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기반과 득표력을 갖추고 있는 탈락한 현역의원 상당수가 무소속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거나 '영남권 신당'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어 한나라당의 영남권 공천개혁이 성공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한나라당은 오는 16일 서울 '강남벨트'에 대한 후속 물갈이로 '개혁공천'의 면모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 등 친박 측이 최고위원회의 등을 통한 대대적인 반격채비에 나섬에 따라 '공천파동'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결국 공천탈락 현역의원들과 박근혜 전 대표의 대응 강도에 따라 한나라당 공천실험의 성공 여부는 결정될 것이며 그 시기는 내주 초쯤 될 것으로 보인다. 공천후유증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할 경우 한나라당은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한 원내과반수 확보라는 총선전략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한나라당의 공천이 마무리된 곳은 전체 245곳 지역구 가운데 영남권 51곳을 포함해 219곳. 남은 곳은 서울 강남권 등 수도권 13곳과 인천, 충남, 대구, 경북,부산 각각 1 곳씩, 강원과 경남 각 4곳씩 등 26곳이다. 전체의 90%를 마친 셈이다.

영남권 고령 다선 의원의 무더기 교체로 외견상 개혁적인 모습을 띠고는 있지만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친이'와 '친박' 등 계파간 갈등양상이 걸러지지 않은 채 노출된 데다 공천심사위원회의 공정성도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정두언 의원, 이상득 국회부의장 등 핵심실세들 간의 파워게임 양상도 심심찮게 나타난데다 강재섭 대표와 정몽준 최고위원 등 차기를 염두에 둔 중진들의 자파세력 확보경쟁도 심해졌다. 특히 7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노리고 있는 이 전 최고위원이 영남권에서 세 확산을 시도하면서 강 대표 측과 충돌하기도 했고 '소(小)실세'로 불리는 정 의원도 대구경북 등 영남권에 자파인사 심기에 나서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여론과 민심은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었다'는 안강민 공심위원장의 자평에 국민들이 큰 박수를 보내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기도 했다. 영남권 공천이 계파간 이해관계에 따른 '조합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혹평을 받고있는 것도 이같이 복잡다기한 당내 사정에서 비롯됐다는 평이다. 한나라당 공천이 계파를 대변하는 몇몇 공심위원들의 합의에 따라 큰 줄기를 잡는 '밀실공천'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한나라당이 앞으로 남은 강남권 등에서 다시 계파를 초월한 '공천개혁'을 이어나갈지 주목된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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