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총선 맞짱' 대구경북 관심지역은?

4·9 총선을 향한 '선수(후보)'들의 각축전이 시작됐다. 대구경북의 경우 한나라당 텃밭 정서에 대항해 무소속 후보들이 대약진을 벼르고 있다. 일부 지역, 특히 경북 상당수 지역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강세다. 대구 역시 달서구 선거구를 중심으로 한 소위 '달서벨트'에 한나라당 대 무소속 구도가 형성되면서 지역 정가의 총선 관전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 대구

◆달서갑=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 출마를 준비중인 3선의 박종근 의원이 수성에 나선 가운데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홍지만 예비후보의 도전이 거세다. 대구시당과 지역 일부 조직은 홍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고 있지만 박 의원과 함께 시·구의원이 대거 동반 탈당을 예고하고 있어 힘을 얻고 있다.

향후 '친이'대 '친박'으로 선거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박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 측 대구시선대위원장을 맡았고, 홍 후보는 이재오 최고위원 및 이명박 대통령의 책사인 정두언 의원과 친분이 두텁다. 지역민들이 한나라당 공천결과를 어떻게 평가할지도 관심사다. 박근혜 전 대표가 대구를 방문하고 한나라당 대구 선대본부가 본격 가동되는 내주 초께 표심의 향배가 서서히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무소속으로 나선 김충환 후보는 지난 총선부터 4년간 지역 관리를 해 온 만큼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나라당 성향 표가 갈라지는 틈새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달서을=현역 중진 국회의원과 한나라당 공천에 성공한 신진 인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통합민주당의 간판을 떼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권형우 전 한국공항공사 감사의 선전 여부도 관심사다. 한나라당 공천에 탈락한 뒤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이해봉 의원은 낙승을 자신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 권용범 후보는 "지역민들이 또다시 이 의원을 지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본격적인 선거 운동 기간이 시작되면 한나라당 지지 성향이 수면위로 부상하면서 자신이 선두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소속 권 후보의 경우 한국공항공사 감사 재직시 지역민원의 첨병 역할을 하며 다져놓은 지역 기반을 이용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수성을=재선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당 지지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선거구도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무소속 유시민 의원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바닥민심 공략에 나설 경우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단수 후보로 확정된 주 의원은 일찌감치 조직다지기에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무난하게 수행했고, 지역구도 별다른 잡음 없이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구에서 한나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지역이라는 것도 주 의원의 강점이다.

유 의원은 최근 "인지도는 내가 높다. 낮은 자세로 지역민에 다가서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겸손한 자세로 바닥 다지기에 나설 경우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성수 전 대구시의회 의장의 출마여부가 관심사다. 그의 출마로 한나라당 고정표가 나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경북

◆구미을=구미갑에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던 이재순 후보가 구미을 지역으로 옮겨 전략공천을 받았다. 이에 반발해 김태환 의원이 무소속 후보로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김 의원은 구미가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적 고향이자 친박 정서가 뿌리박힌 곳이라는 점을 선거에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친박 정서가 선거의 주이슈로 등장할 경우 한나라당 후보와 김 의원 어느 쪽에 쏠리느냐에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역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이재순 후보는 일단 얼굴 알리기에 주력, 참신한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자유선진당에선 임경만 후보가 출전 준비를 끝냈고, 민주노동당에선 최근성 후보가 구미공단을 중심으로 표심잡기에 나섰다. 이홍섭기자

◆경주=재선에 도전하는 정종복 의원과 김일윤 전 의원 간 양자구도로 총선전이 전개되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 간사로 활동한 정 의원은 일찌감치 단수후보로 공천을 받은 여세를 몰아 선거운동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정 의원은 '대통령을 만든 사람, 대통령이 찾는 사람'을 선거 슬로건으로 내걸 만큼 현 정부의 실세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3대 국책사업과 역사문화도시 조성 등 수조원이 들어가는 일은 여권 국회의원이어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도전자인 김 전 의원은 정 의원이 경주를 위해 일을 제대로 한 것이 없다고 공격하고 있다. 특히 정 의원이 "시민 화합보다는 민심을 찢어 경주가 만신창이가 됐다"면서 "시민들이 이번에 이를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최윤채기자

◆안동=한나라당 허용범 후보는 선거조직을 총동원, 무소속 바람몰이에 나선 김광림 후보와 일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공천에서 탈락한 권오을 의원이 17일부터 신시장 공용주차장에다 멍석을 깔고 사흘째 시민들에게 석고대죄를 하는 등 무소속 바람 차단에 나선 허 후보 측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무소속의 김광림 후보는 지역여론이 자신에게 쏠리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김 후보 측은 표 분산을 막기 위한 무소속 후보들의 단일화 여부가 최대 관건. 김 후보 외 무소속 예비후보는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장대진·김상돈 후보. 여기에다 자유선진당 김원철 예비후보와 평화통일가정당 공천을 받은 김구한 예비후보도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권동순기자

◆김천=한나라당 공천을 거머쥔 이철우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는 김천 발전과 지역 화합을 내세우며 힘있는 새인물론을 펼치고 있다. 집권여당 후보로서 낙후된 김천이 경북 제일 도시의 명성을 되찾도록 지역 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참신한 새인물로 갈등을 치유하고 화합하자고 강조했다. 이 전 부지사는 김천고 동기동창인 임 의원과 역시 한나라당인 박보생 김천시장 등과 연대해 당 조직으로 선거전을 승리로 이끈다는 전략이다. 이에 맞서 박팔용 전 김천시장은 "혁신도시 건설 등 시장 재직중에 유치한 대형 국책사업을 마무리하라는 유권자들의 지상명령을 받고 나섰다"며 신(新) 김천건설을 주창하면서 "무소속으로 당선되면 시민의 뜻을 물어서 한나라당에 입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서기자

◆영천=한나라당 공천경쟁은 정희수 의원의 공천으로 일단락 됐다. 당초 전략공천 지역중 한 곳이 될 것이란 얘기도 나돌았으나 정 의원이 무난히 재선 가도에 나서게 됐다. 그러나 무소속의 움직임이 심상찮다는 분석이 지역에서는 나오고 있다. 영천의 경우 한나라당 후보 대항마로 무소속 후보간 연대가 이뤄질 경우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것으로 지역은 관측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공천에서 탈락한 김경원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이 출마와 불출마를 저울질하고 있고, 여기에 최기문 전 경찰청장도 무소속 출마를 준비중이다. 김경원, 최기문 전 청장은 한나라당 공천이 정해진 이후 시내 모처에서 만나 후보 단일화를 조율하고 있으나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채수기자

◆영주=한나라당 장윤석 후보의 재선가도에 무소속 권영창 전 영주시장이 도전장을 던졌다. 장 의원은 자신을 향한 지역의 일부 비판적인 시각이 있지만 이는 오해이며 무난히 당선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공천=당선'이란 '묻지마'식 정치행태가 낳은 중앙 집중식 정치관행이 영주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일부 여론에 대해 장 후보는 "재선되면 이명박 정부와 긴밀한 협약을 통해 공약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권 전 시장은 "하숙생(철새) 정치인들에 대한 주민들의 실망감이 되살아나면서 한나라당 공천보다 지역출신 인사에 민심이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판세 우위를 주장했다. 평화통일당가정당 최억청 후보는 선거사무실을 열고 총선준비에 돌입했다. 마경대기자

◆성주·고령·칠곡=이인기 의원과 주진우 전 의원이 공천 경쟁을 벌였으나 석호익 한나라당 후보가 전략공천됐다. 이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 표심잡기에 나섰다. 이 지역 승패는 한나라당 텃밭 정서와 이 의원의 기반 중 민심이 누굴 선택하느냐에 달렸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당내 경선에서 경북의 친박 사령관을 맡아 친박 정서도 기대중이다. 석 후보는 지역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는 순심중·고 동문들을 중심으로 표밭 훑기에 나섰다. 석 후보는 깨끗한 신인 정치인을 밀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또 조직 확산을 위해 현직 군의원들의 영입에 나서고 있고, 이 의원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힘을 들이고 있다. 박홍배 고령군 민족통일협의회장도 출전했다. 김성우기자

◆영양·영덕·봉화·울진=생활권이 서로 다른 4개 군을 묶어 놓은 탓에 다른 지역과 달리 한나라당 공천이 확정됐는데도 후보들마다 지역 연고를 강조하며 무소속 출마를 강행, 한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지역대결 구도, 주민들의 정서에다 후보자들끼리 어떻게 합종연횡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 관전 포인트는 '한나라당 대 무소속 대결' 구도다. 한나라당 후보는 지역 정서 자체가 한나라당인데다 지금처럼 무소속 후보가 난립할 경우 손쉬운 선거가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반면 무소속 후보들은 "지역에 연고도 없이 공천을 받은 것 자체가 지역 주민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라고 규정, 정서에 호소하고 있다. 황이주기자

◆군위·의성·청송=김동호(54) 변호사가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군위·의성·청송 선거구는 정해걸(69) 전 의성군수가 3선 경력을 앞세워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관심지역으로 급부상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공천은 실용정부의 기치를 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따라 추진되는 각종 사업의 추진을 위한 정책 수립에 적격자가 누구인지 가려진 결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소속 정 전 군수는 "한나라당의 공천은 지역민을 무시한 공천이다. 12년 동안 쌓은 경험을 살려 군위·의성·청송 지역의 발전을 위해 출마했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에서는 오창훈(43) 경북도당 위원장, 평화통일가정당에서는 변사흠(40)씨가 출사표를 던졌으며, 무소속으로는 전병오(60) 전 빙계온천 대표가 출마했다. 이희대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