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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물고기를 통해 본 '세계사상 교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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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황옥 루트 인도에서 가야까지/김병모 지음

쌍어는 기원전 12세기 아시리아 문화가 꽃피기 시작할 때 만물을 보호하는 신으로 숭배됐다. 아시리아 사제들은 인간과 인간의 생활을 보호한다는 의미로 물고기 모양의 사제복을 입고 의식을 집행했다.

쌍어신을 믿는 사람들은 지중해에서부터 한반도에 이르기까지 넓게 분포했다. 그들은 기원전 7세기부터 1세기까지 아시리아, 바빌로니아, 페르시아, 스키타이, 간다라, 마가다, 운남, 사천, 가락국, 야마다이고쿠 등 광범한 내륙을 오가며 교역했다.

불가에서 물고기는 석가모니를 보호하는 동물로 돼 있다. 몽골 풍속에는 물고기가 사람보다 눈이 좋아 사람들이 잘 살아가는지 또는 위험에 처했는지 살피며 밤낮 잠들지 않고 사람들을 보살피는 신적인 존재로 알려져 있다.

사람들은 지키고 싶은 모든 것에 쌍어를 모셨다. 쌍어는 사원의 대문에서 군왕과 신을 지켰고, 신령스러운 나무를 지켰다. 초원을 달리는 말의 이마나 안장에도 수호신으로 매달려 있었다. 수로왕릉의 쌍어는 탑을 보호하고 있고, 김해 은하사 쌍어는 가운데 꽃을 보호한다. 쌍어는 사막이나 물속을 가리지 않고 존재했다. 중국에서는 여행자들의 숙소나 식당, 돈을 지키는 존재로 대접받았다.

자동차나 인력거에도 쌍어는 장식됐다. 한국에서는 왕릉의 대문과 부처님을 모시는 수미단, 왜국에서는 여왕의 옷을 장식하는 무늬로, 재물신을 모시는 이나리 신사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새겨졌다. 요즘도 한국 가게나 식당 입구 안쪽에는 말린 북어 두 마리가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 책 '허황옥 루트, 인도에서 가야까지'는 물고기가 무엇인가를 보호하는 초자연적 능력이 있다고 믿는 사상에 대한 추적 다큐멘터리다. 메소포타미아에서 인도와 중국, 한국, 일본까지 이 사상을 전파한 사람들의 이동경로를 좇고 있다. 책의 제목에 등장하는 허황옥은 인도 아유타국 공주로 김수로왕비가 된 사람이다. 책은 허황옥이 어떤 경로를 통해 한국까지 오게 됐는가, 라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360쪽, 1만3천원. 역사의 아침 펴냄.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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